충북지역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의 단일화가 물 건너갔다.
6·4 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5일 충북교육감 후보로 김병우(57), 손영철(62), 장병학(68) 후보 등 3명이 등록했다. 김 후보는 진보 성향, 손·장 후보는 보수 성향 후보로 꼽힌다. 또다른 보수 성향 예비 후보인 김석현(65) 후보는 16일 후보 등록하기로 했으며, 임만규(62) 후보는 등록을 미룬 채 고심하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진보 대 보수 다자 구도를 이루게 됐다.
보수 쪽에서는 그동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초대 지부장을 지낸 진보 쪽 단일후보인 김병우 후보를 이기려고 교육계 원로 등을 중심으로 ‘비전교조 출신 후보 단일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보수 성향의 손영철·임만규 후보는 일찌감치 단일화 대열에서 이탈한 채 독자 노선을 걸어왔다. 손 후보는 “승리를 위해 단일화가 필요하지만 보수-진보, 전교조-비전교조로 나누는 것은 안 된다. 정책에 의한 단일화라면 지금이라도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에 나섰던 보수 후보 5명조차도 합의를 하지 못했다. 단일화 추진위는 지난 3일 장병학 후보를 보수 쪽 최종 단일후보로 선정했지만, 여론조사를 통해 1차 ‘컷오프’ 탈락한 김석현 후보와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서 탈락한 홍순규(62) 후보가 승복하지 않았다. 홍 후보는 지난 4일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가 9일 만인 13일 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주변에서 ‘백의종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지만 홍 후보는 “마음을 가다듬고 정리중이다. 어떤 말도 행동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독자 출마를 선언한 김석현 후보는 한때 등록 포기설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완주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김 후보는 “꼭 나와달라는 전화 수백통을 받았다. 16일 아침 등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으로 불리는 김병우 후보는 보수, 진보 가릴 것 없는 광폭 행보로 눈길을 끈다. 김 후보는 보수 성향으로 비치는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가 14일 연 후보 초청 간담회에 참석했다. 보수 단일후보로 뽑힌 장병학 후보가 단일화에 불복한 김석현 후보의 참석을 이유로 불참한 터라 대조를 이뤘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와 처우 개선 등을 담은 협약을 한 데 이어 13일에는 충북초록연대와 지속가능한 초록학교 만들기 정책 협약을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장애인부모연대, 충북스포츠강사모임 등과도 협약을 이어 나갈 참이다.
김병우 후보는 “교육을 진보와 보수로 편가르기 할 수는 없다. 소통을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나 응할 용의가 있다. 보수 성향으로 불리는 후보가 누가 되든, 몇이 되든 선거 구도엔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