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전 부산시장 후보
김영춘 부산시장 전 후보
통큰 ‘단일화 뒷얘기’ 화제
통큰 ‘단일화 뒷얘기’ 화제
김영춘(사진) 새정치민주연합 전 부산시장 후보와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후보가 벌인 단일화 협상의 뒷얘기가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김 전 후보와 오 후보를 대신해 단일화 협상을 벌였던 양쪽 실무진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4일 저녁 오 후보가 김 전 후보의 캠프 사무실을 찾았다. 이날은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활동가 등 32명으로 꾸려진 ‘2014 지방선거, 부산을 바꾸는 범시민 후보 단일화를 위한 부산시민연대’가 단일화 협상 중재에 나선 날이었다.
오 후보를 맞은 김 전 후보는 실무팀에 단일화 협상을 지시했다. 이때 김 전 후보는 “단일 후보가 본선에서 이기는 단일화가 돼야 한다. 우리 캠프가 오 캠프를 이길 수 있는지와 경선에서 유불리를 따지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단일화 협상 원칙을 실무팀에 당부했다.
김 전 후보 쪽 실무팀의 관계자는 “보통 단일화 협상을 할 때 후보자가 자신이 이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지만 김 전 후보는 거꾸로였다. 며칠 동안 마음고생을 하며 단일화 협상 전에 후보직을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김 전 후보의 통 큰 자세가 아니었다면 단일화 협상은 처음부터 힘들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후보 쪽 협상팀이 단일화 협상을 하기 전에 부산 개혁을 위한 공동 의제의 협의를 고집한 이유도, 김 전 후보가 협상팀에 “시민들한테 왜 야권이 단일화를 하는지와 단일화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공학적 단일화가 아니라 왜 범시민 단일 후보가 이겨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주문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6일 새벽 5시께 또다시 단일화 방안 협상이 결렬됐다. “투표용지 인쇄일인 19일 이전까지 여론조사 50%와 오픈프라이머리 50%로 경선을 하자”는 김 전 후보 쪽 협상팀과 “16일까지 단일화를 결정짓자”는 오 후보 쪽 협상팀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도 김 전 후보는 스스로 돌파구를 열었다. 협상 결렬 3시간 뒤 김 전 후보는 오 후보한테 전화를 걸어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통보했다. 그가 애초 협상팀에 주문한 대로 ‘단일 후보가 이기는’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고 이틀 만에 성사시킨 것이다.
오 후보 쪽 협상팀 관계자는 “공당의 후보가 후보직을 내려놓는 것은 정말 힘들다. 망국적인 지역 구도를 깨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김 전 후보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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