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범 “24시간 운항” 주장하지만
소음피해 주민 설득 쉽지 않아
원희룡 “중국자본 유치” 발언에
부정적 여론 일고 ‘각론 없다’ 비판
소음피해 주민 설득 쉽지 않아
원희룡 “중국자본 유치” 발언에
부정적 여론 일고 ‘각론 없다’ 비판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은 지난 한해 2005만명을 넘었다. 정부가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 제시한 지난해 목표치인 1675만여명에 견줘 19.7%나 초과한 것이다. 국내 공항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하고 이용객이 가장 많다. 저가항공의 출현과 중국인 관광객들의 급증으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항 이용객이 해마다 7.2~15.3%씩 증가하고 있다. 이미 제주공항 문제는 제주 발전의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이 때문에 제주공항 확장 또는 신공항 건설 문제는 이번 선거의 단골 현안이다. 제주공항 문제와 관련해 제주지사 후보로 나선 신구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 반면 원희룡 새누리당 후보는 다소 애매한 입장이다.
신 후보는 지난 1월 “제주국제공항을 24시간 운항체제로 전환하는 것이 신공항 건설보다 우선”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텔레비전 토론회와 인터뷰 등을 통해 “현재의 이용객 증가 추세대로라면 제주국제공항의 수용능력은 5년 뒤인 2019년 이전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대책은 제주공항 개발구상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물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24시간 운항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으로 소음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 또는 이주대책 가운데 택일하도록 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밝혔다. 신공항 건설 문제는 제주시 중심권의 공동화 등을 들어 반대했다.
반면, 원 후보는 공항 문제와 관련해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그는 21일 발표한 정책공약을 통해 공항 인프라 확충 기반을 구축하고 국내외 항공 접근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항공기가 계류할 수 있는 슬롯 증대 및 국제선 입국장과 국내선 대합실 확충 등을 실천사항으로 들었다. 그는 ‘공항 관련 정책이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앞으로 국토부의 연구용역에서 신공항 건설인지 기존 공항 확장인지 결정되고, 도민 의견수렴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생각이나 취향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공항과 항만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겠다. 도정 초반에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앞서 16일 열린 텔레비전 토론회에서는 “공항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양질의 중국 자본도 있다”고 밝혔다가 “공항마저 중국 자본에 넘기려고 하느냐”는 새정치연합 쪽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신 후보가 발표한 24시간 운항도 좋지만 소음 피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설득이 가능할지 회의적이다. 그러나 원 후보는 중국 자본으로 공항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가 공항 문제에 승부수를 걸고 해결하겠다고도 한다.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것인지 각론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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