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책쓰기 교육’ 성과
초·중·고생 출품작 34편 출간
초·중·고생 출품작 34편 출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엄마의 삶 속에서 나를 보았습니다. 엄마의 삶과 함께해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책쓰기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한혜진(16·대구북중3)양은 지난 1년 동안 친구 10여명과 함께 부모님들의 자서전을 223쪽 분량의 <가지 못한 길>로 펴냈다. 대구북중 교사들은 “부모님의 이야기를 듣고 미처 알지 못했던 성장의 아픔을 깨닫고 성숙한 청소년으로 자라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자서전을 쓴 뒤에 자신의 깨달음, 부모님과 주고받은 편지도 담겨 있어 가족의 의미를 깊이 느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시교육청은 9일 초·중·고등학생들이 출품한 책 500여편 가운데 <가지 못한 길> 등 우수작품 34편을 골라 편당 200만~300만원을 지원해 정식 출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각의 작품은 500부씩 인쇄돼 학교와 도서관에 보내지는 것은 물론 대구시내 서점에서 판매까지 된다.
대구시교육청은 2009년부터 책쓰기 교육을 펼쳐왔다. 학교마다 ‘책쓰기 동아리’를 꾸려 연말에 책을 펴내고, 이 가운데 우수작품을 골라 시교육청이 출판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 4만5000여명이 직접 책을 펴내 ‘학생 저자’가 됐으며, 내용이 우수해 정식 출판된 책만 112권에 이른다. 대구 책쓰기 교육은 서울 등 다른 도시에도 확산돼 다음달 교육부의 독서정책 핵심 사업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해마다 출판되는 책의 수준이 높아지고 내용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는 문학작품뿐 아니라 동화 패러디, 대구 문화 이야기, 동화와 음악의 만남, 독서 토론, 학교 토론 교육, 동아리 보고서 등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까지 다양해진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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