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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장 본 유족들 “당신 자식이었다면 그랬겠나”

등록 2014-06-10 20:15수정 2014-06-11 13:51

1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법 대법정에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되기에 앞서 재판관들과 방청객들이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법 대법정에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되기에 앞서 재판관들과 방청객들이 입장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첫 재판서 분노 터져나와
재판장, 가족에 진술기회 줘
첫 대면이었다.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10일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병화(40)씨는 떨리는 마음을 겨우 가라앉혔다. 살인죄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준석(69) 세월호 선장 등 피고인 15명이 법정에 들어오는 순간, 딸의 얼굴이 떠올랐다. 유씨의 딸 이경주(17·단원고2)양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난 4월16일 오전 10시16분께 “물이 올라와”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사고가 난 지 8일째 되던 날 딸은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 부정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들을 실제 보니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 90여명이 광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에 대한 첫 재판을 주법정과 보조법정에서 지켜봤다. 이 선장 등을 처음으로 가까이서 본 유족들은 분노를 그대로 드러냈다. “야, 이 살인자…. 당신 자식이면 그렇게 할 수 있냐?”는 항의가 눈물처럼 쏟아졌다. 임정엽 재판장은 “가족분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큰소리로 욕하면 재판이 진행될 수 없다. 저도 고교생 아이를 키운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설득하며 가족 대표에게 진술 기회를 줬다.

“시간이 흐르면 상처가 아문다고 하지만 시간이 정지된 것 같다. 지금 우리 곁에 없는 아이들이 아직도 현실 같지 않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김병권(50) 위원장은 “요즘도 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을 보면 우리 아이들이 금방이라도 ‘엄마 아빠, 나 왔어. 밥 줘’ 하고 말하며 가방을 내려놓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법정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났다. 김 위원장은 “(선원들이) 도망가던 순간에 안내 한번 제대로 했다면 우리 아이들은 살 수 있었다”며 “이유도 모른 채 바닷속에서 고통스러워했을 아이들에게 적어도 누가 잘못했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검찰의 기소 취지 설명이 이어졌다. 검찰은 “이 선장 등은 선내 대기 방송만 하다가 경비정이 오기를 기다려 가장 먼저 빠져나갔다”며 “방송만 믿고 기다리던 우리 학생들에게 돌아온 것은 차디찬 바닷속”이라고 밝혔다.

“한껏 들떠서 제주도 풍경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을 어린아이들은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난 무슨 죄인가. 나 그러고 보니까 나쁜 짓도 안 했는데….’ 학생들은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 한마디 남기고 세월호와 바닷속에 갇히고 말았다.” 검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유족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피고인들 중 1명만 눈물을 닦았다. 변호인들은 “구호조치가 미흡했고, 먼저 구조된 것 인정한다. 하지만 살인이나 도주의 의사는 없었다. 이 선장은 퇴선 전 구조 조치를 했고, 일부 선원은 구명벌을 터뜨리려고 시도했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재판이 끝난 뒤 한 유족은 “선원들을 직접 대면하고 그들의 변명을 듣는 게 너무 고통스럽다. 고문처럼 느껴진다. 다음 재판에는 못 올 것 같다”며 가슴을 쳤다. 유족들은 ‘아이들 영혼이 보고 있다’ 등의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한동안 피고인 호송차 앞에 앉아 있기도 했다. 다음 재판은 17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광주/정대하 기자, 김일우 김기성 서영지 기자 daeha@hani.co.kr

표창원 “50~80대 선배분들, 다음 세대를 위해 악영향만은 끼치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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