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봉 교수 1만3천여 어휘 담아
이주민들의 방언이해에 큰 도움
이주민들의 방언이해에 큰 도움
‘가지런하다’, ‘어마어마하다’에 해당하는 제주방언은? 정답은 ‘코찡호다’, ‘엄부랑호다’.
최근 제주에 이주하는 ‘육지’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제주방언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제주 이주민’은 지난해에만 7800여명이고, 올해는 1만명이 넘을 전망이다. ‘문화 이주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제주문화에 관심이 많지만, 이들이 제주문화의 뿌리인 제주방언에 접근하려 해도 궁금증을 쉽게 풀어줄 자료가 없었다.
제주대 국어문화원장을 맡고 있는 강영봉 국문과 교수가 12일 펴낸 <표준어로 찾아보는 제주어사전>(도서출판 각)은 이런 갈증을 풀어줄 열쇠가 될 것 같다.
이 책에는 1만3800여개 어휘의 표준어에 대응하는 제주어와 뜻풀이가 실려 있다. 그동안 나온 제주어 자료집 대여섯 종은 모두 방언형을 표제어로 내세웠지만, 이 책은 처음으로 표준어를 표제어로 삼았다. 표준어를 찾으면 이에 해당하는 제주어를 찾을 수 있다. 문잘문잘(연한 음식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는 모양), 부그락호다(작고 부드러운 물체가 한곳에 많이 모여 있다), 아진소리(세상 물정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 등 표준어를 찾지 못한 어휘는 뜻풀이를 했다. 강 교수는 “이주민뿐 아니라 더 이상 제주어를 사용하지 않는 어린 세대들에게도 제주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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