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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환지-수용’…구룡마을 개발방식 대립

등록 2014-06-17 21:53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의 모습. 멀리 타워팰리스 건물이 신기루처럼 보인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충돌해 왔다.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의 모습. 멀리 타워팰리스 건물이 신기루처럼 보인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놓고 충돌해 왔다.
서울시, 세입자 100% 정착 가능
임대료도 크게 낮출 수 있어
강남구는 100% 수용·사용방식 주장
시 개발계획안 공식 거부
소유권 없이 한 공간에 오래 살던 사람이 그곳에 대한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을까?

지난 2009년 용산참사를 계기로 불붙었던 이 논쟁은 2011년 도시개발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이 법은 도시개발사업 때 세입자 등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개발 뒤 토지 소유자에게 건물이나 땅을 돌려주는 환지 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실제로 적용된 적은 없다. 첫번째 ‘시험 무대’는 마련돼 있지만, 엉뚱한 논란 탓에 적용 가능성이 차단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무허가 판자촌인 구룡마을 이야기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이 대립하는 지점은 개발 방식이다. 서울시는 개발 뒤 땅임자에게 땅 일부를 다시 돌려주는 환지 혼용방식을 도입해야 구룡마을 세입자들의 100% 재정착이라는 사업 목표가 달성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강남구는 이 방식으로는 토지를 많이 가진 사람이 개발이익을 독점할 수 있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100% 수용·사용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17일 서울시의 설명을 들어보면, 구룡마을에는 환지 방식을 적용하면 임대주택을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을 수 있게 된다. 공원 등 인프라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지으면 그동안 적용했던 기준과 다른 방식으로 임대료를 산정할 수 있어 임대료를 대폭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추정한 결과로는, 전체 구룡마을 면적의 2~5% 정도가 환지될 경우 49㎡(전용 면적)의 경우 평균 보증금 2500만원, 월세 19만원 수준의 임대주택을 만들 수 있다. 반면 강남구 주장대로 땅을 100% 수용한 뒤 임대주택사업을 벌이면 평균 보증금 5300만원, 월세 35만원 수준이 된다.

서울시 명노준 도시개발팀장은 “공공이 토지를 100% 수용한 뒤 개발하는 수용·사용 방식은 그간의 개발 방식과 차이가 없다. 그런 방식으로 임대주택을 지어 임대료를 낮춰주면 다른 지역 임대주택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토지주와 공공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형태인 환지 방식을 써야 실질적으로 세입자들이 재정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땅을 수용할 때 소유자에게 지급해야 할 돈이 줄어 800억원 수준의 금융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강남구는 지난 16일 환지 비율을 최대 2~5% 수준으로 제한하는 서울시의 구룡마을 개발계획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시행 방식을 정했다”는 공문을 보내는 등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한겨레>가 만난 구룡마을 주민들은 대체로 강남구를 비판하는 분위기였다. 마을 입구에는 강남구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여럿 붙어 있었다. 한 주민은 “신연희 강남구청장과는 지금까지 한 차례도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 무조건 특혜 의혹이 있다고 하며 사업 진행을 막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강남구가 세입자들을 쫓아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박내규 도시환경국장은 “지금은 서울시와 개발 방식에 대해 결론을 내야 하기 때문에 아직 주민들과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는 “환지 규모는 향후 단계에서 구청장이 결정하게 돼 있다. 구청이 환지 계획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 단계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근거가 미약하다”고 말했다.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이달 말께 공개될 예정이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지 2년이 되는 오는 8월2일까지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무산된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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