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TF, 군락지 사진 공개
“바닷속 조류 없어 호수 같다”
“바닷속 조류 없어 호수 같다”
제주해군기지 공사로 주변 해역에 서식하는 연산호 군락지가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정마을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구성한 ‘제주해군기지 연산호 모니터링 태스크포스팀’은 18일 공사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담은 연산호 군락지 등의 사진을 공개하고 연산호 보전관리 대책을 해군과 환경부, 문화재청, 제주도 등 관련 기관에 요구했다.
이들이 이날 공개한 수중촬영된 사진들을 보면 서건도 주변 분홍바다맨드라미가 해상공사 직전인 2012년 8월에는 풍성했으나(사진1) 공사 이후인 지난 13일 조사 결과 개체수와 피도(밀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사진2). 또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금빛나팔돌산호도 공사 전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으나(사진3) 지난 13일 조사 때는 침전물로 뒤덮인 모습이 확인됐다(사진4).
이번 조사에 참가한 국내외 전문가들은 “강정등대 및 서건도 등 해군기지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바닷속 환경이 연산호의 서식을 위협할 정도로 악화됐다.(<한겨레> 6월13일치 13면) 바닷속인데도 조류가 없어서 호수와도 같았다. 연산호는 조류가 강할 때 팽창해 먹이활동을 하는 습성을 지녀 산호 생태가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태스크포스팀은 국내외 해양전문가와 전문 다이버 등으로 구성돼 11~13일 사흘 동안 강정등대와 서건도 등지에서 연산호 서식환경을 조사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해군기지 방파제로부터 400~500m 떨어진 강정등대와 서건도 일대에 대한 연산호 모니터링 등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군이 최근 ‘사후환경영향조사결과서’에서 연산호 종수, 부유사 농도, 조류 변화 등에 대해 ‘해군기지로 인한 영향 없음’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해군기지의 직접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연산호 주요 군락지를 포함하지 않고 엉뚱한 곳을 조사해 이상 없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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