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71일만에 다시 등교
“수학여행을 간다며 들뜬 마음으로 학교를 떠났다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잃고 71일 만에 다시 학교로 돌아갑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대해 주세요.”
세월호 참사의 최대 희생자가 발생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의 2학년 생존학생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학교 복귀를 이틀 앞둔 23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25일 학교로 복귀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호소문을 통해 “학교로 돌아가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아이들의 선택이었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가 없고, 선생님도 계시지 않지만 그 몫까지 해내려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두렵고 불안하지만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안산시민들에게는 “길에서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 평범한 고등학생처럼 대해 달라. 다른 아이들보다 더 많이 웃거나 울더라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학부모들은 “언론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접근을 삼가 달라”고 부탁했으며,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에는 “부모들이 믿고 보낼 수 있는 학교가 되도록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이밖에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는 실종자 조기 수습과 철저한 진상 조사를, 국민에게는 ‘세월호를 잊으면 대한민국이 잊혀진다’며 특별법 제정 서명운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된 단원고 학생 72명(전체 75명 중 1명은 병원 치료, 2명은 학교 복귀)은 그동안 안산시내 한 연수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25일 학교로 복귀한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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