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사제’ 꿈꿨던 박성호군-엄마가 아들에게
너무나 보고 싶은 성호야!
너 없는 시간과 공간이 너무나 공허하다. 수학여행이 이렇게도 긴 여행이 될 줄은 정말 몰랐구나.
단 한번만이라도 너를 품에 꼭 안고 사랑한다 말해주고 싶은데…. 사진 속에서나 너의 모습을 봐야 하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가혹하고 힘이 드는구나. 꿈속에서라도 너를 보고 싶은 마음인데 꿈에도 와 주지 않으니 엄마가 네게 자꾸 말을 걸 수밖에.
그 짧은 삶, 고작 고것 살고 갈 걸…. 정작 “사랑한다” 말해주었어야 했는데, 왜 그리 이 말에 인색했는지 후회만 남는구나. 걱정쟁이 엄마는 치마폭에 너를 꼭꼭 싸고 다칠라 걱정하며 뭔 보호를 하겠다고 네게 짐을 지웠었는지….
너를 잃고 가슴에 비수가 꽂히고서야 엄마는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가보다. 네가 엄마 곁에 보내준 참 착한 사람들에서 너를 닮은 모습을 보며 감사하고 있단다. 사랑하는 성호야, 너만큼 엄마가 착하지는 않지만 너 닮은 착한 마음으로 이웃과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도 하고 있고 그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다음에 엄마가 너를 만나러 갈 때 네 앞에 부끄럽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엄마를 꼭 지켜주렴.
그리고 팽목에서 아직 못 올라오고 있는 이들이 하루속히 돌아올 수 있도록 네가 좀 도와주렴. 사랑한다. 내 아들 성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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