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고입시험 폐지…토론교육 할 것”

등록 2014-06-24 20:31

 김병우 충북교육감 당선자가 19일 충북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충북교육 개혁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충북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제공
김병우 충북교육감 당선자가 19일 충북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충북교육 개혁 계획 등을 설명하고 있다. 충북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제공
인터뷰 I 김병우 충북교육감 당선자

핵심역량은 사고력·문제해결력
학교·학생·학부모 소통 다양화

전시성 사업은 과감히 없애고
0교시·자율학습은 학교별 선택

학생인권조례 확대한
교육주체권리헌장 제정 계획
김병우(57) 충북교육감 당선자는 교육의 방향을 바꾸는 일에 힘을 쏟을 참이다. 교장 대상 ‘타운홀미팅’(집단 토론회), 학부모와 교육 개혁을 위한 대토론회도 준비하고 있다.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0교시 등을 폐지하고 학생인권조례(교육주체권리헌장)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19일 충북교육과학연구원에 마련된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충북 첫 진보 교육감이다.

“‘같이 기쁘다. 당선돼서 고맙다’란 인사 많이 받는다. 우리 모두의 선거였다. 전국 교육청 17곳 가운데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것은 시대적 요청이다. 보수 언론에서 ‘전교조의 승리’란 표현을 쓰고 있지만 흑백논리이며 이분법적 사고다.”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지냈다. 전교조 관련 법원 판결을 어떻게 보나?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전교조의 역사적 의미를 확인해줬다. 이번 법원 판결은 참으로 안타깝다.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면 교육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 실정법 판단을 기계적으로 하기보다 교육적 판단도 함께 해야 한다. 전교조 관련 판결은 정치적 의도가 짙어 탄압으로 비친다.”

-전교조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나?

“사법부의 최종 판단까지 지켜봐야 한다. 교육부가 노조 전임자 복귀명령을 하더라도 취임 뒤 법리 검토를 해 교육감이 거부·유보할 수 있으면 그렇게 조처할 생각이다.(실제 충북교육청은 지난 23일 전교조 충북지부 소속 전임자 2명에게 복귀명령을 했다.) 다른 지역 교육감 등과 충분히 상의하고 공동대응 방안도 찾을 계획이다. 전교조가 지금까지 불필요하고 과도하게 핍박받았다. 전교조가 가진 자산도 우리에겐 소중하다. 전교조가 긍정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공간을 주는 것은 교육계 전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대단히 중요하다.”

-보수 끌어안기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지만 지나친 보수화 우려도 나온다.

“진보로 승리해야 한다는 이들에게 승리로 진보하자고 얘기하곤 한다. 교육계 안에 진보와 보수 양쪽의 긍정 에너지를 모두 모아야 조화로운 교육을 할 수 있다. 정치공학적 통합이 아니라 교육철학적 화합이 필요하다. 흥사단에서 점진론을 생활철학으로 익혔다. 더디지만 함께 갈 생각이다.”

-김병우식 교육 개혁은 뭔가?

“작으면서도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다. 학생은 즐겁고, 교사는 수업에 전념하고, 행정은 칸막이를 없애 소통·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시성 사업은 과감하게 없애겠다. 실적보다 과정을 중시한다. 실적·전시성 예산·사업 등은 다 들어낼 생각이다. 과도한 의전과 형식적인 것을 없애는 것부터 하겠다.”

-일제고사, 0교시, 고입선발고사는 어떻게 폐지하나?

“기본 추진 토대는 동의와 공감이다. 당장 24일 중앙에서 일제고사를 시행하지만 무력화하는 방법이 있다. 시험을 보더라도 비교하지 않으면 과도한 준비·파행이 사라진다. 오는 12월 도 단위 일제고사는 폐지한다. 올해 말 예정된 고입선발고사는 보지만 내년부턴 없앤다. 0교시는 당장 그만두라고 할 수 있지만 금단현상이 있을 수 있다. 학교별로 토의해서 결정하게 할 생각이다. 자율학습도 선택권을 갖게 할 생각이다.”

-일제고사·보충수업·자율학습 등의 폐지에 따른 학력 저하 우려도 많다.

“옛날 틀의 사고, 산업화 시대에 가졌던 학력관을 바꿔야 한다. 핵심역량이라는 개념이 있다. 상상력·사고력·탐구력·창의력 등 미래형 학력을 말한다. 이는 주입식 입시교육, 문제풀이로 길러 낼 수 없다. 충북 교육은 일제고사는 1등이라는데 수능은 꼴찌다. 사고력을 기르고 다양한 문제 영역에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게 할 것이다. 한마디로 학력 저하 걱정 안 해도 된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의 교육관 변화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하반기부터 많은 학교·학생 등이 토론을 하게 할 계획이다. 소통도 훈련이 필요하다. 교사 간, 교사와 학부모 간, 학부모 간 등 다양한 토론 등을 통해 조율이 이뤄지게 할 생각이다. 교장들을 대상으로 ‘타운홀미팅’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권역별로 한달에 한차례씩 교육감과의 대화를 운영하고 지역사회와 교육 거버넌스(협치)를 이룰 생각이다.”

-학생인권조례 논란은 어떻게 풀어가나?

“제도가 목적은 아니다. 인권감수성과 인권의식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제 만들 시점이 됐다. 새로 만들 제도는 실효성·실용성이 있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를 확대한 교육주체권리헌장 제정을 생각하고 있다. 교권 침해 소지를 줄이고 교사들의 수업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 학부모가 학교에 아이를 볼모로 맡기는 게 아니라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조처도 포함시킬 참이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