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식(65) 부산시장
10년만에 퇴임하는 허남식 시장
“부족했지만 시민들의 도움으로 10년 시정을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허남식(65·사진) 부산시장이 30일로 3선 임기를 마쳤다. 퇴임식 전 시청 기자실을 찾은 그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동안 수행비서가 소소한 일까지 챙겨줬는데 이젠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많다. 아내와 함께 국외여행을 다녀올까 한다”고 답했다.
그는 10년 동안 시장을 맡아 일군 성과 가운데 가장 보람된 사업으로 지난 5월1일 문을 연 부산시민공원을 꼽았다. 그는 “부산시민공원은 시민들이 다른 곳에 사는 지인들한테 소개하는 지역 명물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부산 부산진구 범전·연지·양정동 53만3828㎡에 자리잡은 부산시민공원은 애초 주한미군 부산기지사령부(하야리아) 터를 2006년 부산시가 넘겨받아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그는 ‘혈세 낭비와 난개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정부가 강바닥의 흙을 걷어내고 보만 만들려고 했으나 정부에 요구해 낙동강 둔치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부산의 미래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을 부산에 유치하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동남권 신공항 위치는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으로 좁혀졌으나 2011년 3월 정부가 “경제성이 없다”며 백지화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약해 현재 정부가 항공수요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는 곧 준공할 예정인 문현동 국제금융센터에 대해서도 애착을 보였다. 그는 “국제금융센터는 업무용 빌딩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다. 국제금융센터가 준공되면 부산이 업무(비즈니스)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국제금융센터 근처 낡은 지역의 재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마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1976년 1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발을 디뎠다. 2004년 5월 부산시 정무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다가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오거돈 행정부시장 겸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따돌리고 시장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그는 재임 기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2005) 등 굵직한 국내외 행사를 무사히 치르고 원도심 재생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함께 4대강 사업 후속으로 불리는 서낙동강 에코델타시티와 해운대 관광리조트,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등과 관련한 ‘난개발 조장’ 지적을 받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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