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척 수주해 3년치 일감 확보
휴직 노동자들 내년초 복귀할듯
휴직 노동자들 내년초 복귀할듯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가 3년 만에 상선 건조를 다시 시작했다. 상선은 화물선·컨테이너선 등 상업 목적의 배를 말한다.
한진중공업은 1일 영도조선소에서 한진중공업 임직원과 하청업체 노동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8만t급 벌크선의 강재절단식을 열었다. 강재절단은 네모 모양의 철판 블록을 잇대어 만드는 선박 건조 방식의 첫번째 공정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0월 터키 지네르(Ciner)사로부터 이 선박 건조를 수주했다. 선박은 내년 6월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750여명에 이르던 한진중공업 생산직은 2011년부터 많게는 450여명이 휴업을 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상선 건조에 다시 들어가면서 휴업중인 생산직 노동자들이 잇따라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수주한 상선이 이미 17척(8억달러)에 이르러 2016년까지 일감이 확보된 상태다.
김아무개(44·선각팀)씨는 “우여곡절 끝에 어려움을 딛고 3년 만에 착공식 행사를 열게 되니 감개무량하다. 휴업중인 동료도 곧 현장으로 복귀하게 될 것 같아 그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친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회사 쪽 관계자도 “현재 휴업자가 200여명인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공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한진중공업은 선박 수주가 힘들다는 이유로 2011년 2월 생산직 노동자 일부를 희망퇴직 또는 정리해고했다. 이에 반발해 노조가 장기 파업을 했으며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같은 해 1월 영도조선소 안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을 벌였다. 전국의 시민과 노동자들이 김 지도위원을 구하려고 희망버스를 타고 영도조선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노사는 정리해고자를 1년 안에 복귀시키기로 합의했고, 김 지도위원은 309일 만에 농성을 중단했다. 하지만 정리해고됐다가 2012년 12월 복직했으나 다시 휴직하게 된 최강서 노조 조직차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최씨의 유족 등이 최씨의 주검이 든 관을 영도조선소 안에 두며 농성을 벌였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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