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취임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공무원 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취임사에서 도정방향 밝혀
“청정자원 가치 높이는 성장
동북아 최고 휴양도시 목표”
강정마을 갈등 해결에도 역점
마을회가 진상조사 주도하고
도정이 뒷받침하는 해법 제시
“청정자원 가치 높이는 성장
동북아 최고 휴양도시 목표”
강정마을 갈등 해결에도 역점
마을회가 진상조사 주도하고
도정이 뒷받침하는 해법 제시
원희룡 제주지사가 1일 취임사에서 밝힌 민선 6기 제주도정은 자연과 제주의 역사·문화, 사람의 가치를 키워 ‘더 큰 제주’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원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별도의 취임식 없이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7월 직원정례조회에 참석해 취임사의 상당 부분을 이 목표를 실천하는 방안에 대한 설명으로 채웠다.
그는 “청정자연은 제주 공동체의 중요한 자원이자 미래 세대에 넘겨줘야 할 소중한 공공자산이며, 우리의 역사와 문화 가치 또한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자연과 문화,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키워내면 대한민국의 보석이 되고 동북아 최고의 휴양도시로 우뚝 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제주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했다. 1차 산업의 부가가치 고도화와 미래산업으로의 육성, 관광수익이나 개발이익의 분배 등을 역설했다.
특히 무차별적 개발은 제주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고, 반대로 청정환경을 지키는 일은 개발을 뛰어넘는 최우선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투자는 적극 유치하고 제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투기자본과 난개발에는 엄격하게 대응하겠다. 새로운 성장은 외래 자본에 땅만 빌려주고 투자 효과가 제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외형적 성장이 아니다”라고 밝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 자본의 투자에 대한 기본 입장을 설명했다.
강정마을의 갈등 해결도 중요한 실천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강정마을의 아픔을 내버려둔다면 미래로 나갈 수 없고 도민 통합도 있을 수 없다. 공동체의 아픔을 방치하지 않는 ‘다른 정치’로 이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강정마을회가 중심이 돼 진상조사와 그 뒤의 과정을 주도하면 도정이 뒷받침하는 형식이다. 이는 강정마을의 아픔을 가장 많이 알고 느끼는 사람들이 강정주민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가 선거 기간 내내 내세웠던 ‘협치시대’의 개막도 취임사에 포함됐다. 현장의 농어민, 시민사회단체, 분야별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협치를 실천하기 위해 분야별로 협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취임사에 없는 발언도 했다. 그는 “저는 4년 임기를 철저히 지킬 뿐만 아니라 그 이상도 제주도가 필요하고 도민이 원한다면 제 평생을 바쳐서라도 일할 각오를 갖고 있다. 다음 선거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게 제 미래 행보와 도지사의 임기, 또는 이후의 제주도의 정치와 연결돼서 생각하는 부분을 공직자들께서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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