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예총 예술인들이 지난해 4월1일 베트남 푸옌성 예술단원들과 베트남 전쟁 종식과 평화를 기념하는 공연을 함께하고 있다. 충북민예총 제공
[사람과 풍경] 충북민예총 20돌
‘문화예술을 가꾸면 아름다운 미래가 열린다.’ 지역 문화와 함께한 사단법인 충북민예총의 20년 믿음이다.
충북민예총은 1994년 3월 창립했다. 당시만 해도 ‘젊은’이란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었던 시인 도종환, 화가 이철수, 소설가 김남일, 춤꾼 강혜숙 등과 박종관 충북문화운동연합 의장 등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서구 외래 문화에 맞서 민족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소비·퇴폐 대중문화를 건강한 삶의 문화로 바꿔 나가며, 지역 주민과 함께 지역 문화를 창조·발전시킨다”고 밝혔다. 박종관 충북민예총 이사장은 “당시엔 솔직히 문화보단 운동 쪽에 가까웠다. 시대의 요구였다. 시민들의 욕구가 예술을 통해 표출됐고, 예술인들은 시민과 함께 성장한 20년이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있다”고 말했다.
충북민예총은 문학(작가회의), 미술(민미협), 연극, 음악, 춤, 풍물, 사진 등 12개 장르별 위원회를 이루고 있으며, 소속 회원 단체 20여곳이 활동하고 있다. 극단 새벽·예술공장두레·마중물·꼭두광대 등 연극, 씨알누리·놀이마당울림·장산곶매 등 풍물, 신모듬·민들레의노래 등 음악 단체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한해에 200여차례 공연·전시를 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줄잡아 4천~5천여차례 시민을 찾은 셈이다.
충북민예총의 또다른 힘은 교류다. 1999년부터 제주와 교류하고 있다. ‘바다 없는 마을 충북’과 ‘바다마을 제주’의 문화예술 교류는 두 지역의 이질적 문화를 절묘하게 잇는 다리가 됐다. 2004년부턴 베트남 푸옌성 호아빈 마을을 돕고 있다.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이 주둔하면서 아픈 기억을 남긴 마을이다. 민예총 예술 식구들이 공연 등으로 성금을 모아 2007년 학교를 지어 선물한 데 이어 올해 안에 도서관을 지어 주려고 힘을 모으고 있다.
과거를 보듬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도 열심이다. 홍명희·오장환·정지용·권태응 등 지역 출신 작고 예술인들의 예술혼을 일깨우고 2007년부턴 지역의 젊은 작가를 발굴해 창작 작품 무대를 만들어주고 있다. 충북민예총은 4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창립 20돌 기념 ‘함께 더 멀리’ 공연을 할 참이다.
김명종 충북민예총 사무처장은 “통일을 지향하고 민족예술을 잘 잇고 발전시키면서도 좀더 유연하게 시민, 소수자 등에게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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