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 수적 우세 앞세워
의장단·상임위원장 ‘싹쓸이’…
새정치가 다수당인 지역선
새누리, 위원장 배정 요구
의장단·상임위원장 ‘싹쓸이’…
새정치가 다수당인 지역선
새누리, 위원장 배정 요구
민선 6기 지방의회가 속속 개원하고 있지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파행을 겪고 있다. 충남·강원 도의회는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이 의장단·상임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했다. 강원도의회는 의장 권한으로 야당 의원들의 상임위를 무작위 배치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36석, 새정치민주연합 6석, 무소속 2석으로 구성된 강원도의회는 의장과 부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6자리 모두 새누리당이 차지하는 9대 전반기 의회 구성을 마쳤다고 7일 밝혔다. 앞서 4일 열린 의회 구성 본회의에서 새정치연합 쪽은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요구하다 새누리당 쪽이 거절하자 본회의장을 나왔다. 새정치연합 쪽 도의원들은 7일 오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상생과 균형의 정치를 훼손시키고 오만과 독선적인 의회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의장은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강원도의회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3일 후반기 상임위원장과 2015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새정치연합 쪽에 배려하는 절충안에 합의했지만, 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다수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어 새정치연합 쪽은 6명 전원이 기획행정위원회 배치를 희망했지만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새정치연합 쪽 의원들의 상임위 배치는 김기성 의장의 추천을 통해 본회의 의결로 무작위 배치됐다.
새누리당 30석, 새정치연합 10석으로 이뤄진 충남도의회는 의장단(의장 1명, 부의장 2명)과 상임위원장 6석,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모두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새정치연합 쪽은 부의장 1명과 상임위원장 2석을 요구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기승 새누리당 의원(예결특위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집행부(안희정 충남지사, 김지철 충남교육감)에는 진보 성향, 의회는 보수 성향에 맡긴 것이 이번 선거에서 도민의 뜻이었다. 강력한 견제와 균형을 맞추라는 의미인데 새정치민주연합이 나눠먹기 식으로 하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다만 결과가 아름답게 되지 못한 것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체 15석 가운데 새정치연합 9석, 새누리당 5석, 무소속 1석으로 짜인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지난 2~3일 의회 구성을 위한 임시회를 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쪽이 부의장 1명 외에 상임위원장 1석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새정치연합 쪽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개원식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21석, 새정치연합 10석으로 이뤄진 충북도의회도 7일 이언구 의장을 선출했지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부딪히면서 의회 구성을 8일 이후로 미뤘다. 새정치연합 16명, 새누리당 6명으로 이뤄진 대전시의회는 새정치연합 쪽 김인식 의원을 개원 이래 첫 여성 의장으로 뽑았으며, 상임위원장은 새정치연합 4명, 새누리당 1명 등으로 배분했다.
남기헌 충청대 교수(경찰행정학부)는 “지방의회 의장단·상임위 구성은 의석 수에 따른 배분보다 전문성에 따라 상생·소통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시민들은 자리다툼하는 의회보다 일하는 의회를 바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진식 박수혁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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