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측근이 감사인 회사도 불법영업

매향리 평화공원 지지부진한 틈 타 불법펜션 성행…
작년 말 불법용도변경 고발에도
숙박업 신고 않고 영업 강행
“여당 실세 사무국장과 관계돼
화성시가 방관한 것 아니냐” 의혹
시, 뒤늦게 해당회사 경찰에 고발

미군 사격장이 폐쇄된 지 9년째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평화공원 사업은 첫 삽도 떼지 못하고 있으나, 공원 조성 계획이 알려지면서 사격장 주변 땅을 사들인 외지인들이 펜션을 지어 불법영업 중이다. 특히 불법영업 중인 펜션 가운데에는 새누리당 당권 도전에 나선 서청원 국회의원(화성갑)의 당협위원회 간부가 감사로 있는 회사 소유의 펜션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76번지 일대 야트막한 야산 6천여㎡에는 단독주택과 4층 건물 등 6개동이 완공 또는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입구에 걸린 ‘ㅁ펜션’이라는 안내판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잔디밭에 2층 규모의 신축 목조건물이 나타났고 펜션 영업 중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10만원을 주고 하루 묵었다. 펜션이 가능한 곳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펜션은 부동산투자개발업체인 ㄷ사 소유로, 바로 옆에는 ‘쿠니 사격장’이 있고 멀리는 농섬까지 내려다보였다.

하지만 이곳은 펜션 영업이 애초 불가능한 지역이다. 화성시 건축과 관계자는 “이곳은 계획관리지역이라 근린생활시설인 소매업으로 허가가 났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지난해 말 ㄷ사가 소매업에서 주택으로 불법 용도변경을 했다며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불법은 이어졌다.

펜션을 영업하려면 시에 숙박업 신고를 해야 하지만, 화성시 확인 결과 ㄷ사는 신고도 없이 불법 영업을 강행했다. ㄷ사 대표는 ㅇ씨이고, 이곳이 지역구인 서청원 의원의 화성갑사무소 조아무개(50) 사무국장이 감사다. 또 ㄷ사의 소재지는 사무국장인 조씨가 소유하고 있는 ㅇ건설과 같은 주소지에 있다.

주민 우재혁(61)씨는 “여당 실세인 서청원 의원의 사무국장이 관계돼 있어 불법을 저질러도 시가 방관한 것 아니냐. ㄷ사는 수천평을 사서 펜션 등으로 쪼개 팔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씨는 “내가 ㄷ사에 감사로 올라가 있는지 몰랐다. 펜션 불법영업과 나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화성시 위생과는 <한겨레> 취재 뒤 현장 조사에 나서 ㄷ사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3일 경찰에 고발했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사업은 2005년 8월 쿠니 사격장이 폐쇄된 뒤 화성시가 사격장 공여 구역(97만3000㎡)을 사들여 국제적인 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사업비 부족 등으로 인해 9년째 답보상태다.

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