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희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지역화폐 전문가 천경희 가톨릭대 교수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없다. 일터를 떠난 ‘젊은’ 노년도 마찬가지다. 일할 능력은 있는데 왜 일자리와 돈이 없을까? 우리 사회가 당면한 숙제다.
천경희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역화폐가 대안’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업과 빈부격차, 공동체 붕괴 등 자본주의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지역화폐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능력이 돈으로 환산되는 통로를 갖지 않으면 무능력자나 실업자로 전락한다. 그래서 국가화폐인 돈이 없으면 빵을 먹을 수도 없고, 사람들이 갖고 있는 노동력도 쓸모없게 된다. 이에 반해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돈이 없더라도 사람들이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노동과 물품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1999년 일본 지바시에 도입된 지역화폐인 ‘피너츠’ 사례를 들며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지바시에서는 대형마트 등에 밀려 만성적인 불황을 겪던 40여개의 오래된 상가 골목이 지역화폐 도입으로 되살아났다. 천 교수는 “예를 들어 주민이 가맹점에서 채소를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면 할인된 금액만큼 지역화폐에서 차감된다. 대신 나중에 채소 농가의 잡초 뽑는 일을 돕는 식으로 갚으면 된다. 처음에는 한명이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회원이 2000명으로 늘었고 가게 매출도 함께 늘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역화폐의 흔적을 우리 역사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지역화폐란 예부터 내려온 품앗이와 두레, 계 등과 같은 것들을 현대화해 가상의 지역화폐를 매개로 거래할 수 있도록 체계화한 개념이다. 시민 스스로 만든 화폐로 상품과 서비스를 교환할 수 있어 돈이 없어도 병원에 가고 미장원에 가는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새로운 삶의 방식이 가능한 대안적인 경제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화폐 운동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 한밭레츠 운영위원과 서울 이(e)품앗이 네트워크 구축사업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2012년에는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 지역화폐 프로젝트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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