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격전지 충북 충주
두 후보 모두 보선으로 시장 경력
10년새 12번 선거에 높은 피로감
시민들 “도망 안가는 사람 찍을것”
두 후보 모두 보선으로 시장 경력
10년새 12번 선거에 높은 피로감
시민들 “도망 안가는 사람 찍을것”
“이번엔 도망 안가고, 탈 안나는 후보 찍을겨. 근데 누굴 찍어야 할지….”
충북 충주는 거의 해마다 선거를 치르는 ‘선거공화국’으로 불린다. 2004년엔 시장(이시종)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면서 사퇴했고, 2006년(한창희)·2011년(김호복)엔 시장 2명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으며, 2010년(이시종)과 올해(윤진식)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충북지사 선거에 나서느라 사퇴했다. 그때마다 다시 선거가 치러졌다. 이번이 2004년 이후 5번째 재·보궐 선거다. 지방선거·총선·대선까지 합하면 12번째 선거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이종배(57) 새누리당 후보와 한창희(60)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맞서고 있다. 둘다 충주시장을 지냈다. 2011년 보궐선거로 시장이 된 이 후보는 지난 4월 시장직을 사퇴하고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뛰어들었다. 윤진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6월 시장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던 한 후보는 2년 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당선됐지만 3개월 만에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했다. 지난 6·4 지방선거엔 야당으로 말을 갈아타고 출마했지만 43%를 얻어 51.8%를 득표한 조길형 새누리당 후보에게 졌다.
두 후보는 충주중, 청주고, 고려대 동문이다. 보궐선거로 시장이 됐던 두 후보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맞대결을 펼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후보는 여당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 개조 로드맵 추진’, ‘국가 안전시스템 업그레이드’, ‘김영란법 조속 입법 추진’ 등을 공약하며, “박근혜 정부의 개혁 목표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충주 바보’를 내세웠다. 두 차례 시장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단명(2년3개월)했고, 17·18대 국회의원, 2011년과 지난 6·4 지방선거에 나섰다가 4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다시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그는 “충주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충주 바보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역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은 뿌리 깊다. 고영수 충주개인택시 지부장은 21일 “지긋지긋하다. 그동안 헛 선거로 날린 선거비용만 수십억원이다. 이번엔 후보들에게 낙마하거나 중도에 사퇴하지 않는다는 다짐이라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건준 충주 한살림 사무국장은 “보궐선거 부담을 준 여당이 싫지만 지방선거에서 진 후보를 다시 내세우는 야당 또한 대안이 아니라는 여론이 팽배해 있다. 참 하기 싫고 재미없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낙승’, 야당은 ‘역전승’을 점치고 있다. 지난 16일 <중앙일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가 46.7%, 한 후보가 26.3%였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엠비(MB)의 왼팔’로 불리던 윤진식 후보(69.3%)에 맞서 30.7%를 얻으며 선전했던 김종현(35) 통합진보당 후보도 다시 출마했다. 충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