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겠습니다]
음악교사 꿈꿨던 시연에게 엄마가
내 사랑 깨박이 시연아~ 잘 지내고 있지? 엄만 꼭 그렇게 믿고 싶다. 우리 딸이 잘 지내고 있으리라고.
매일 아침이면 시연이 머리 말려주고, 고데해주고, 학교 데려다주고 했는데…. 지금은 멍하니 앉아 있거나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는 게 엄마의 아침 일과가 됐어.
지금 이 순간도 집에 들어가면 네가 기타 치고 노래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제 널 볼 수 없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단다. 네가 금방이라도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아. 밤마다 하루 있었던 얘기 하며 보내던 시간이 너무 그립고, 미치도록 보고 싶다.
수학여행 간다고 춤 연습하고, 노래 편집하고, 짐 챙기면서 얼마나 즐거워했는데….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다. 요즘 네가 컴퓨터와 핸드폰에 남기고 간 사진과 동영상으로 네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고, 노래도 듣고 있어.
집에 기타도 피아노도 그대로인데, 그 앞에 늘 앉아 있던 네가 없어 슬프지만 그래도 안 치우고 그대로 둘 거야. 그러니까 꿈에서라도 찾아와서 방에 머물다 가. 꼭.
엄마가 아무것도 못 해줘서 너무너무 미안해. 바로 앞까지 가서도 못 구해주고 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힘없는 엄마라서 미안해. 너와 함께했던 순간순간 절대로 잊지 않을게. 시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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