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노인 199명 실태조사
노령연금 다음 큰 수입원
“안전한 일자리 확대 필요”
노령연금 다음 큰 수입원
“안전한 일자리 확대 필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져 이들이 폐지를 주워 버는 돈은 한달 평균 5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 김해시의 지역공동체운동 단체인 생명나눔재단은 26일 김해시청 대강당에서 김해지역 폐지 줍는 노인 실태조사 보고회를 열었다. 생명나눔재단은 김해지역 사회복지기관 6곳과 함께 지난 7개월 동안 김해지역 폐지 줍는 노인 199명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김해에서 폐지 줍는 노인 3명 가운데 2명은 여성이며, 나이는 70대가 51.2%로 절반을 넘었다. 90대 노인도 3명 있었다. 이들의 54.3%는 홀로 사는 노인이며, 41.7%는 기초생활수급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거 형태는 월세가 45.2%에 이르렀다.
이들의 한달 생계비는 30만원 이하가 62.7%로 가장 많았다. 반면 60만원 이상은 6.0%에 불과했다. 지출 항목별 비중은 월세가 가장 높았고, 식비가 다음을 차지했다. 하지만 폐지를 주워 한달에 버는 돈은 5만원 미만이 52.8%에 이르렀고, 20만원 이상은 10.3%에 불과했다. 따라서 이들에게 가장 큰 수입원은 노령연금 등 국가보조금이며, 폐지를 주워 버는 돈은 그 뒤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이는 4년 이상 폐지를 줍고 있었으며, 이 일을 시작한 이유는 생활비 마련이 53.3%에 이르렀다. 폐지를 줍는 일수는 하루도 쉬지 않는다는 사람이 22.6%로 가장 많았고, 하루에 폐지를 줍는 시간은 3시간 미만이 43.7%로 가장 많았다. 조사 대상의 42.7%는 동네에서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한명도 없다고 답했다. 이들의 61.8%는 폐지를 줍는 시간이 아닐 때엔 집에 그냥 있는다고 했다.
폐지 줍는 일을 하는 데 어려운 점은 건강 문제,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순서로 나타났다. 반면 좋은 점은 생활비 마련, 운동이 되는 점 차례로 조사됐다.
생명나눔재단은 “빈곤노인의 대표적 형태인 폐지 줍는 노인이 현재 우리나라엔 175만명에 이르는데, 노령인구의 급속한 증가 추세에 따라 폐지 줍는 노인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교통안전 지원체계 마련, 안전한 녹색일자리 사업 확대, 노인 생활안정 지원체계 마련, 노인 여가생활 지원, 관련 조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