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발전연 ‘남강댐 물 부족’ 발표
환경단체 “부산식수 댐 건설로 안돼”
환경단체 “부산식수 댐 건설로 안돼”
경남 진주시 남강댐 물을 부산 등에 식수로 공급하게 되면 현재 이 물을 식수로 쓰고 있는 경남 서부지역에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남발전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자칫 이번 연구 결과가 지리산댐 건설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활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남발전연구원 물환경연구팀은 2일 “남강댐 식수 공급 가능성 재평가 결과, 남강댐에서 하루 65만t의 식수를 부산 등에 추가로 공급하면 2.8년마다 진주 등 서부 경남에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남강댐 물 추가 공급은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낙동강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부산시는 1990년대부터 깨끗한 물을 부산시민에게 식수로 공급하기 위해 서부 경남의 식수원인 남강댐 물을 추가로 취수해 부산으로 끌어가거나, 지리산댐 등 새로운 댐을 건설해 취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 훼손과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지역민들과 환경단체 등의 반대에 부닥쳐 논란만 이어질 뿐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시절에는 낙동강변 지하에서 깨끗하게 걸러진 강물을 뽑아 올려 부산에 공급하는 이른바 ‘우정수 개발사업’이 대안으로 검토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리산댐을 건설해 부산에 식수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 발언을 연거푸 하면서, 지리산댐 건설 방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남강댐 물 추가 공급은 곤란하다는 경남발전연구원 연구 결과 역시 지리산댐 건설 방안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기고 있다.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은 “부산에 식수로 공급할 만큼 남강댐 물을 추가로 취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것인데, 홍 지사가 지리산댐 관련 발언을 하는 시점에 경남발전연구원이 왜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놨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리산댐 건설의 필요성으로 연결짓는 것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박현건 경남과학기술대 교수(환경공학과)도 “부산 식수 공급 문제는 지리산댐을 건설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토목 전문가가 아닌 홍 지사의 정치적 발언에 이 문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우정수 개발사업’을 재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남발전연구원 관계자는 “남강댐 물 추가 공급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없애자는 생각에 연구를 했을 뿐이다. 지리산댐 문제까지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은 비약”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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