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걸쳐…비상혁신위도 구성키로
교수·학생회·동문회 “시간벌기용”
교수·학생회·동문회 “시간벌기용”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선정된 청주대가 3년 동안 800여억원을 투자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 비상혁신위원회’를 꾸려 ‘부실 대학’ 오명을 벗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청주대학교 정상화를 위한 범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경청호 동문회장, 조상 교수회장, 유지상 총학생회장, 박용기 노조위원장)는 김윤배 총장 퇴진이 먼저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청주대 황신모 부총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4년제 대학 상위 30% 진입을 목표로 대규모 대학 교육환경 개선 작업을 하고, 각종 지표 상승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까지 적립금 800여억원 투자 계획도 제시했다. 청주대가 내놓은 적립금 사용 계획을 보면, 장학금 확충 210억원, 실험실습비·기자재 확충 100억원, 도서관 환경개선 100억원, 종합정보시스템 개발 90억원, 전임교원 확보 84억원 등이다. 청주대는 지난해까지 적립금 2928억여원을 보유해 전국 4년제 사립대 가운데 6위, 지방대 가운데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 대학 꼬리표를 떼기 위한 대책 기구로 ‘대학 비상혁신위원회’ 구성 계획도 밝혔다. 황 부총장은 “이달 안에 동문회 등 학교 안팎의 전문가 등 15~20명으로 혁신위를 꾸려 위기 극복 방안을 찾고, 청주대 장단기 발전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 총장은 혁신위 활동에서 비켜서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4일 동문회·학생회·교수회 등이 꾸린 청주대 정상화 비대위는 11일 보도자료를 내어, “학교가 낸 발전 방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시간 벌기요, 책임 회피다. 총장이 직접 나와 사과한 뒤 사퇴했어야 했다. 향후 총장 퇴진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유지상 청주대 총학생회장은 “학교 쪽이 내놓은 투자계획은 사태 수습 방안이 아니라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적립금뿐 아니라 등록금 투자 방안도 내놨어야 했다. 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18일 낮 12시 도서관 광장에서 학생총회를 열어 총장 사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허우범 청주대 총동문회 사무총장도 “김 총장은 지난 13년 동안 4차례 총장에 오르면서 4번의 기회를 가졌지만 ‘한수 이남 최고 사학’이던 청주대는 결국 부실 대학이 됐다. 동문, 학생, 교수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힘을 모아 김 총장 퇴진 집회를 열고 교육부에도 그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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