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완화 불가’ 동화투자개발에
제주도지사, 의회서 강경 발언
제주도지사, 의회서 강경 발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5일 논란이 일고 있는 초고층 빌딩인 드림타워의 고도가 완화되지 않으면 직권취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가 대규모 투자개발사업에 대해 ‘직권취소’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발언은 드림타워 사업과 관련해 중국 녹지그룹의 한국 쪽 파트너인 동화투자개발이 고도 완화를 하지 못하겠다며 해명자료를 내는 등 언론을 통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이날 제주도의회 제321회 2차 정례회 도정질문에서 드림타워 조성사업과 관련해 “직권취소도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그렇게 되면 행정과 투자자 간 극단적인 상황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방안을 찾겠다”면서도 “제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해결이 안 되면 모든 책임을 지고 직권취소라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드림타워 투자자인 녹지그룹은 협조도 잘 되고 말귀를 잘 알아듣는데 동화투자개발은 한국말로 하는데도 잘 안된다”고도 했다. 그는 “동화 쪽과 얘기는 계속 하고 있다. 동화 쪽은 도민 여론을 설득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인데 도민이 설득되지도 않을 것이고, (고도 완화는) 지사의 소신이기 때문에 소용없다고 맞서다 보니 시간이 흐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현우범 제주도의원은 “도지사가 ‘드림타워는 현 상태에서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사업자 쪽에 고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는데, 이런 요구 자체가 법령을 위반한 것 아니냐”며 “허가를 받은 동화 쪽과는 대화를 하지 않은 채 투자자인 녹지그룹과 논의를 해 드림타워 추진 중단을 선언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물었다. 이어 현 의원은 “드림타워 조성사업은 전임 도정에서 허가가 난 사업이다. 법정 계획이 아니라 (도가 추진하는) ‘미래비전종합계획’을 수립할 때까지 사업자한테 사업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행정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이에 원 지사는 “드림타워와 관련한 현 의원의 지적은 백번 맞다. 전임 도정의 문제를 안고 갈 것인지, 정면 돌파를 할 것인지를 놓고 선거 전부터 고민했다. 많은 고뇌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동화투자개발은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과 제주시 노형동 이마트 인근에 높이 218m의 56층짜리 휴양콘도미니엄(1170실)과 46층짜리 관광호텔(408실)을 짓기로 하고 지난 5월28일 건축허가 변경 승인을 받았으나 교통난과 일조권 등의 문제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사왔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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