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100장중 3장만 환수
전국 최저…대구·경북 뒤이어
전국 환수율도 올 23%에 그쳐
전국 최저…대구·경북 뒤이어
전국 환수율도 올 23%에 그쳐
영남지역 시중에 풀린 5만원권 지폐가 사라지고 있다.
이만우(새누리당·비례) 국회의원은 22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5만원권 지폐의 환수율이 다른 액면가 지폐보다 낮은데, 특히 영남지역 환수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폐 환수율은 한국은행에서 발행돼 시중에 유통된 지폐가 다시 한국은행으로 돌아오는 비율을 가리킨다.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돈이 시중에서 활발히 유통되지 않고, 어딘가에 쌓여 있거나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행이 이만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에 풀린 5만원권 지폐는 15조4121억원어치인데 7조4974억원어치가 한국은행으로 돌아와 48.6%의 환수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9조2451억원어치가 풀려 2조975억원어치가 돌아옴으로써 환수율 22.7%를 나타냈다.
지역별 환수율은 부산·경남이 지난해 23.9%, 올해 3.0%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올 들어 부산·경남에 5만원권 지폐 100장을 풀었다고 가정할 때 3장만 한국은행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대구·경북은 지난해 25.4%, 올해 5.6%로 부산·경남에 이어 가장 낮았다.
반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는 지난해 409.7%, 올해 333.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강원은 지난해 65.1%, 올해 34.8%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만우 의원은 “돈에 꼬리표가 붙어 있지 않아 추정만 할 뿐 정확한 이유를 알기 어렵다”면서도 △영남에서 돈을 벌어 정작 소비는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하는 점 △지하경제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점 △금융거래 내역의 노출을 꺼리는 일부 자산가들이 예금을 5만원권으로 찾아 보유하는 점 △시중은행들이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5만원권을 쌓아두는 점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2009년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될 때부터 동남권의 5만원권 환수율은 전국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다각도로 조사했으나 아직 그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지역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지역 중소기업들이 5만원권을 쌓아두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 현재 추세를 볼 때 올해 연말까지 환수율은 3.0%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액면가별 지폐 환수율은 1만원권 100.8%, 5000원권 74.2%, 1000원권 80.3%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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