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차례만에 도 심의위 통과해
시설 줄이고 조경 등 확충 조건
시설 줄이고 조경 등 확충 조건
‘경관 사유화’ 논란을 일으켰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개발사업이 4차례의 심의 끝에 경관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송악산 주변 환경 훼손 등을 우려했던 환경단체의 대응이 주목된다.
제주도 경관심의위원회는 지난 26일 도청 회의실에서 중국 칭다오에 본사를 둔 신해원유한회사가 송악산 주변에 관광호텔과 휴양콘도미니엄 등을 짓는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심의해 조건부 의결했다고 제주도가 29일 밝혔다.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그동안 3차례에 걸쳐 경관심의에서 규모가 너무 크고 건물 모양 및 배치에 문제가 있다며 보류됐다가 이번에 통과된 것이다.
신해원 쪽은 애초 관광호텔 652실과 휴양콘도 205실 등 857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상가·전시관 등을 건설하겠다고 했으나 경관 사유화 논란 등이 벌어지면서 경관심의를 위해 관광호텔 405실과 휴양콘도 55실 등 460실 규모로 크게 단축했다. 또 건축물의 최고 높이는 30.5m에서 28.0m로 2.5m 낮췄다.
경관심의위는 조건부 의결 조건으로 큰 나무를 사업장 주변에 심고, 부대시설을 확충하는 등의 내용을 내걸었다. 심의위는 또 호텔 2동이 각각 6층과 4층으로 된 부분을 4층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권고했다.
도 관계자는 “상자 형태의 건물 모양을 주변 경관과 어울리게 오름 형태로 하고 숙박시설 규모도 애초 계획에서 절반 이하로 크게 낮췄다. 경관심의위원들도 사업자 쪽이 계획을 상당히 보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숙박시설 규모가 절반 이하로 축소되면서 사업비도 애초 5500억원 투자 계획에서 3000억원으로 낮췄다.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앞으로 도시계획심의와 환경영향평가 본안 심의, 제주도의회 동의 및 개발사업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추진될 전망이다.
그러나 개발사업지가 한라산과 송악산, 형제섬, 마라도 등을 조망할 수 있는 빼어난 경관지여서 또다시 ‘경관 사유화’논란에 부딪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개발사업지와 맞닿은 곳이 일제 강점기 일본군의 갱도 진지와 고사포 진지, 각종 군사유적 등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는 지역이어서 환경 훼손과 함께 역사유적지 훼손 등의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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