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20일부터 193개국 참석
에볼라 발생 6개국 300명 참가
시, 해당국 참가자 매일 검사 예정
시민단체, 위험 탓 대회 연기 요구
에볼라 발생 6개국 300명 참가
시, 해당국 참가자 매일 검사 예정
시민단체, 위험 탓 대회 연기 요구
다음달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에볼라 전염병 주의보로 비상이 걸렸다. 시민단체는 에볼라 발생국 관계자들의 대회 참여를 불허하거나 대회를 연기하라고 촉구하지만, 부산시는 에볼라 발생 우려가 없다며 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29일 “다음달 20일부터 11월7일까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에 193개 회원국 대표단 3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참석자에는 에볼라 발생 지역인 서아프리카 6개국의 300여명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 자료를 보면, 지난달 24일 현재 서아프리카 6개국에서 6263명이 에볼라에 걸려 2917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 등 4개국에선 에볼라 환자가 직접 발생했으며, 세네갈의 1명은 인접 국가에 들렀다가 에볼라에 감염됐다. 콩고에선 24명이 발생했으나, 외부 접촉이 단절된 상태다.
부산시는 에볼라의 국내 상륙을 막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에볼라 발생국 관계자들이 비행기를 타기 전에 자국에서 받은 검역 확인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또 서아프리카 6개국 참가자 300여명이 부산에 도착하면 보건소 직원이 매일 아침 숙소를 방문해 발열 검사를 하고, 하루 네 차례 전화를 걸어 에볼라 증상 발현 여부를 파악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에볼라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이들을 부산대·경상대병원으로 옮겨 정밀검사를 하고, 발열점검기 5대를 회의장 출입구 등에 배치할 수 있도록 국제전기통신연합에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에볼라 발생국의 대회 참여를 불허하거나 에볼라가 진정될 때까지 대회 자체를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서아프리카 6개국을 출발할 때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잠복기가 길게는 20일이기 때문에 국내에 도착한 뒤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에볼라는 신종 인플루엔자에 견줘 치사율이 훨씬 높아 12월4일에 열릴 예정이던 제3회 인도·아프리카 정상회의도 연기됐다. 방문객이 60만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할 때 대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은 정보통신기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전권회의를 4년마다 193개 회원국 정상과 장·차관 등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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