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두 지방자치단체간 상생·협력을 약속했다.
박 시장과 원 지사는 이날 오전 9시 제주시 구좌체육공원에서 열린 ‘아름다운 제주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해 건강코스(5㎞)를 함께 달린 뒤 제주도청 도지사 집무실에서 20여분 남짓 다시 만났다.
박 시장은 “제주도는 가진게 정말 많다. 제주도는 모든 국민에게 특별하지만 저한테는 더 특별하다”며 제주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총리실 산하 제주4·3위원회의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단장을 맡은 이력으로 2003년 제주도로부터 명예도민증을 받았다.
원 지사는 “(서울과 제주도가) 서로 다르면서 보완적인게 많다. 박 시장이 워낙 혁신적이고 시대를 고민하니까 제주도와 머리를 맞대면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을 것이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카본프리 아일랜드(탄소없는 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도가 손잡고 하면 대한민국을 바꾸는데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도는 전기버스도 선도적으로 할 텐데 서울과 손잡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여러가지 협력할게 많을 것 같다”고 원 지사의 제안에 호응했다. 그는 “서울시는 2020년까지 에너지 자급률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미국 테슬러 본사 방문 경험을 꺼냈다. 그는 “테슬러사 전기차는 충전도 일반 전기코드에 꼽듯이 충전하고, 500㎞를 탄다. 앞으로 10년 안에 이른바 ‘타는 것’의 새로운 혁명이 오게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원 지사가 “서울도 지방이다”라는 말에 박 시장은 “서울도 지방일 뿐만 아니라, 지방간에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얼마든지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다. 관광의 수도, 친환경의 수도 하면 제주도가 돼야 하는 개념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원 지사가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도와 서울을 한꺼번에 가보고 싶어하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제주와 서울이) 서로 협력하고 기능이 중복되는 부분을 공동협력하면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중국인 관광객 상대 프로그램 개발 협력을 제안했다.
이에 박 시장은 “서로 각자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치면 더 크게 될 것”이라며 공감을 나타내고, “관광분야뿐 아니라 도시의 아이들이 제주 같은 곳에 오면 자연과 사람의 아름다움을 느낄 것이다. 6개월씩 서로 교환 거주를 해도 달라질 것”이라며 학생 교류 프로그램 개발도 제안했다. 원 지사는 “자연체험학습이나 다양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들이 있기 때문에 교류프로그램을 개발하면 호응을 얻을 것이다. 제주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화답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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