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진흥센터. 사진 대구시 제공.
대구육상진흥센터, 건축 대상 수상
725억 들인 훈련장…국제 공인 실패
기준 못미쳐 배드민턴장으로 전락
시 “문제 알지만 아름다움 높게 평가”
725억 들인 훈련장…국제 공인 실패
기준 못미쳐 배드민턴장으로 전락
시 “문제 알지만 아름다움 높게 평가”
예산 725억원을 들여 지었지만 규격 미달로 무용지물이 된 대구육상진흥센터(사진)에 대구시가 건축대상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는 7일 수성구 삼덕동의 대구육상진흥센터 건물을 ‘제23회 대구시 건축상’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학교수, 건축사 등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건축상 심의위원회(위원장 김화자 전 대구시의원)는 본선에 올라온 건축물 12곳을 심사해 대상을 결정했다.
대구시는 국제육상대회 경기장과 육상선수 훈련장으로 이용하기 위해 725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대구육상진흥센터를 완공했다. 센터는 연면적 2만1500여㎡, 지상 4층 규모로 200m 트랙과 60m 허들트랙, 높이뛰기·장대높이뛰기·포환던지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몸을 푸는 준비운동장의 면적이 850㎡로 국제대회 유치 기준인 3300㎡에 크게 못 미쳐, 국제육상대회 경기장으로 사용되기 위한 국제공인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부터 센터는 배드민턴 동호인들의 연습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개인은 1인당 5000원을 내면 배드민턴을 칠 수 있다. 단체로 이용하는 동호회는 평일 10만~33만원, 주말 15만~50만원을 내고 하루 종일 센터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8월엔 카타르,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이라크 등 각국 육상 국가대표팀이 센터를 찾았지만 훈련을 하지 못하고 헬스장만 이용하다 돌아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건축상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던 김광철 대구시 건축주택과장은 “심의위원들이 육상센터의 준비운동장 문제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육상센터 건물은 매우 아름답다. 마치 육상경기의 스피드를 연상하게 한다. 그래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대구시는 1급 국제육상대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내년 3월부터 2016년 말까지 연면적 4600㎡의 준비운동장을 새로 짓되, 새 준비운동장이 완공될 때까지는 센터를 생활체육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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