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관 낡아 누수율 전국 평균 2배
진도·보성 등은 수돗물 절반 버려져
노후관 교체 1조…“국비 지원 절실”
요금 현실화땐 인상폭 서울의 466배
진도·보성 등은 수돗물 절반 버려져
노후관 교체 1조…“국비 지원 절실”
요금 현실화땐 인상폭 서울의 466배
전남 농어촌에 20년 넘은 낡은 상수관로가 많은 탓에 수돗물이 줄줄 새 시·군의 재정 운영에 막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은 6일 “2012년 전남 시·군의 상수도 누수율이 진도 49.4%를 최고로 보성 46.6%, 구례 39.6%, 신안 38.6%, 함평 35.7% 등을 기록했다”며 “수돗물이 줄줄 새면 생산원가가 높아져 상수도를 운영하는 시·군의 재정에 부담을 주게 된다”고 우려했다.
진도의 경우, 중간에 새는 수돗물이 절반에 육박하는 바람에 1t당 생산원가가 서울의 630원보다 3.5배 높은 2220원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시·군별 생산원가는 영광 2059원, 신안 1990원, 장흥 1944원 등을 기록했다. 전남 지역의 누수율은 23.0%, 생산원가는 1161원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 누수율 10.4%보다 12.6%포인트가 높고, 전국 평균 생산원가 814원에 비해 347원이 비싼 수치다.
누수율이 높은 것은 농어촌의 상수관로 길이가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길고, 20년이 넘은 낡은 상수관이 많아도 재원이 부족해 교체할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남의 상수관로 1만4679㎞ 가운데 23.5%인 3447㎞는 20년 이상 지나 부식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해마다 수돗물 4600만t이 새나가 손실액이 378억원에 이르는 실정이다. 이를 교체하려면 예산 1조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상수도 사업이 자치단체의 고유 업무라며 국비를 일절 지원하지 않고 있다.
박용면 도 상하수도 담당은 “노후관 교체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을 떼는 일이다. 상수도를 유지하는 데도 신설할 때처럼 국비를 70%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단체가 상수도 사업의 누적 적자로 재정운영에 부담을 느끼자 정부는 지난 6월 수도요금을 생산원가의 9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높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는 민선 시장·군수가 주민의 저항을 우려해 인상에 소극적이고, 대부분 지방의회도 인상안을 의결하는 데 부정적이어서 수도요금의 현실화 전망은 밝지 않다.
주영순 의원은 “수도요금을 원가의 90%로 올리면 서울은 564원에서 567원으로 3원, 진도는 571원에서 1980원으로 1409원이 오르게 된다. 이런 심각한 상황을 맞기 전에 국비 지원을 늘려 노후 상수관을 교체해야 한다. 늦어지면 교체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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