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신일반산업단지 조성때
땅 높인뒤 관리소홀…상태악화
땅 높인뒤 관리소홀…상태악화
울산 울주군 청량면 용암리 신일반산업단지 안의 250년 된 희귀 곰솔이 관리 소홀로 고사 위기에 놓였다.
환경단체 ‘울산 생명의 숲’은 11일 용암리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어 “지난 6월 말 곰솔의 생육 상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확인돼 울산시에 의뢰해 나무의사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 하늘소 같은 천공성 해충의 피해로 인한 방제가 필요하고 과복토 때문에 뿌리에 피해를 입을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시 투자지원단과 시공업체는 최근 잡초 제초 작업만 했을 뿐 속수무책으로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 곰솔은 2008년 5월 산업단지 조성 전만 해도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로 사랑받았다. 5m 높이에 둥치 둘레가 2.83m에 이르는데다, 용처럼 휘어진 모습으로 자라 ‘용송’으로 불렸다.
산업단지 조성으로 잘릴 위기에 놓였으나, 주민 반대 여론에 따라 울산시가 현장보존해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주변 산업단지와 높이를 맞추기 위해 그 자리에서 땅을 10여m 높여 다시 심는 ‘상식’ 공사를 했다. 이후 2010년까지는 괜찮았으나 2012년부터 잎이 마르는 등 상태가 나빠졌다.
윤석 ‘울산 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나이가 많은 나무의 뿌리 생육에 영향을 주는 이식이나 상식 공사를 할 때는 장기간 세심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상식 공사는 고도의 기술과 경험을 갖춘 전문업체에 맡겨야 한다. 그런데 일반 조경회사에 맡겨 사후관리를 소홀히 했다. 더 적극적인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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