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청원구 광암리 예술공장 두레에서 2012년 8월 열린 농촌우수마당극 큰잔치. 두레는 해마다 늦여름 전국의 내로라하는 공연단과 함께 이곳에서 주민들을 위한 마당극 잔치를 열고 있다.
[사람과 풍경] 청주 ‘예술공장 두레’ 30돌
두레정신으로 문화소외층 찾아
8월마다 농촌우수극 큰잔치 열어
마을관객 모셔 공연·식사 대접
두레정신으로 문화소외층 찾아
8월마다 농촌우수극 큰잔치 열어
마을관객 모셔 공연·식사 대접
등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충북 청주의 문화·예술계는 이 말이 맞지 않다. 잘 난 소나무들이 지역을 지켰기 때문이다. 30돌을 맞은 ‘예술공장 두레’ 이야기다. 두레는 1984년 11월 청주에서 태어나 지금껏 지역의 문화 예술 숲을 오롯이 지켜내고 있다.
두레는 지금 두레 이사장인 오세란씨 등 지역 춤꾼들이 꾸린 우리춤 연구회로 출발했으며, 1990년 탄생한 ‘예술공간 두레마을’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당시 두레마을은 극단 열림터, 풍물굿패 씨알누리, 춤패 너울 등이 함께 만들었다. 씨알누리, 열림터, 너울 등이 홀로 서기를 한 뒤 2007년 ‘사단법인 예술공장 두레’로 이름을 바꿨으며, 지금껏 충북을 대표하는 종합 연희단체로 꼽히고 있다.
두레의 무대는 전국이다. 공연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지난해 100여차례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지금까지 90여차례 공연을 했다. 연말이면 또 100회를 넘긴다. 30년 동안 두레는 줄잡아 1천회 이상 관객을 만났다.
사람이 있는 곳이면 두레가 찾았고, 두레가 가면 사람이 모였다. 두레는 매달 5차례 이상 증평 장뜰시장에서 장날 공연을 한다. 시골장을 찾은 이들은 춤, 연극, 풍물 등 장바구니보다 큰 ‘공연 덤’까지 한아름 안고 돌아간다. 3월부터 지난 7일까지는 전북 군산, 광주, 서울 등지의 임대주택을 찾아 13차례 공연을 했으며, 다음달 22일까지 경기 평택, 충남 논산 등의 문화 소외 계층을 찾을 참이다.
2001년 3월 청주 도심에서 시골마을(청원구 광암리)로 터전을 옮긴 두레는 해마다 8월 말께 농촌 우수 마당극 큰잔치를 열고 있다. 올해는 부산극단 자갈치, 광주문화재단 등 전국의 예인들을 모아 잔치판을 벌였다. 두레는 이때마다 승합차로 마을 노인·어린이 관객을 무대로 모신 뒤 공연과 함께 국수 등 음식까지 대접하고 있다.
두레는 14~16일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에서 30돌 기념 무료공연을 한다. 대표작인 창작 마당극 <착한 사람 김삼봉>(14일 저녁 7시30분), <다 그렇지는 않았다>(16일 오후 3시)를 무대에 올리고, 두레 상임연출을 했던 유순웅씨가 출연하는 <만두와 깔창>(15일 오후 3시·극단 황금가지)을 초청해 선보인다.
신태희 두레 사무국장은 “두레는 예술로 함께하려는 공동체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두레 정신에 따라 통일·환경·농촌 등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작은 마을과 문화 소외계층을 찾아 공연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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