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학교 무상급식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는 뜻의 편지를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경남도교육청은 14일 “경남도내 모든 유치원, 특수학교, 초·중·고등학교 등 1641곳 가운데 외국인학교와 사립 유치원을 제외한 984곳에 교육감 편지를 보냈다. 학교장과 유치원장들은 학생들을 통해 편지를 학부모에게 전달하거나, 학부모 설명회를 열어 직접 학부모에게 편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편지에서 “경남도의 (무상급식비 사용실태) 감사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결국 의도한 것은 급식비 지원 중단이었고 나아가 정치적 쟁점화로 보인다. 교육청 예산만으로는 내년 3월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그 이후는 무상급식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동안 없던 복지가 새로 생긴 것이 아니고, 지난 8년 간 순조롭게 진행되던 것이 갑자기 중단됨으로써 그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됐다”고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을 선언한 경남도를 비판했다.
그는 또 “학교급식에는 퍼주기라고 호도할 수 없는 드높은 가치가 담겨 있다. 학교급식이 가지는 교육적 의미를 생각하면 돈을 더 들여서라도 이루어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급식이 계속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경남도교육청은 교육청 누리집(gne.go.kr)에도 교육감 편지를 띄웠다. 또 보충자료를 통해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비 사용실태를 감사하겠다는 경남도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교육감은 내년 3월 전까지 50차례 이상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 무상급식 문제를 논의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근 전국적 관심사가 된 무상급식 문제는 지난달 22일 경남도가 경남지역 90개 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비 사용실태 특정감사를 벌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경남도교육청은 “경남도가 일선 학교를 감사하는 것은 월권행위”라며 감사 거부를 선언했고, 이에 대응해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 없이는 예산도 없다”며 내년부터 무상급식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무상급식비 지원금을 전혀 편성하지 않은 내년도 예산안을 지난 11일 경남도의회에 제출했다. 경남지역 18개 시·군의 시장·군수들도 이날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시장·군수 정책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에 무상급식비 지원금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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