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성남 판교새도시 환풍구 추락사고 당시 사고책임을 놓고 성남시와 엇박자를 낸 경기도가, 이번엔 합동대책본부를 일방적으로 해산해 책임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14일 오후 6시부로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합동대책본부 활동을 마친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7일 저녁 대책본부가 설치된 지 28일 만이다. 남경필 지사는 “더는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한 합의도 끝나 합동대책본부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족과 부상자 지원은 경기도 안전기획과와 과학기술과에 설치된 연락사무소에서 계속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고 초기부터 경기도와 함께 합동대책본부를 꾸려 사고 수습과 사상자 가족들과의 면담 등을 펼쳐온 성남시는 “판교 환풍구 사고 상황 종료와 관련해 경기도와 아무런 협의를 본 바 없으며, 이같은 일방적 선언은 경기도가 산적한 문제에서 공동책임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아직 부상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고, 유가족들과의 합의 내용 이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책본부 활동 종료는 상호 관계에서 사고 수습을 해온 일선 행정기관을 완전히 무시한 처사다. 경기도가 사고 초기부터 끝까지 책임회피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시장은 특히 “당시 공연장 사고에 대한 공식적 책임이 있는 경기도는 사고 수습중인 기관(성남시)에 대해 감사를 진행해 책임을 전가하려 하는 행태를 보이다 급기야 일방적으로 대책본부 활동 종료를 선언해 부상자와 유가족들에게 큰 실망과 아픔을 안겨주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시는 앞으로 단독으로 사고대책본부를 운영해 부상자 트라우마 치료를 비롯해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17일 오후 5시53분께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해 환풍구 위에서 공연을 보던 시민 27명이 18.9m 아래로 추락해,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14일 현재 부상자 가운데 4명이 퇴원했지만, 7명은 아직 병원 치료중이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