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의 주선으로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소통 및 상생협력문’을 체결하려다 무산됐다. 남 지사가 이런 중요한 내용과 일정을 전혀 보고 받지 못해 빚어진 일로 확인되면서 ‘경기도 공무원과 참모들의 나사가 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오전 7시30분께 경기도 수원시 광교새도시의 한 설렁탕집에서 남 지사와 이 교육감은 강 의장과 함께 3자 조찬 회동을 했다. ‘소통 및 상생협력문’을 맺기 위해 마련된 모임으로, 이날 발표될 상생협력문은 3자가 △지방재정과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 △공공시설의 안전진단과 개보수 △평생교육 참여 기회 확대 △경기교육 주민 참여형 협의기구 구성 △경기도와 교육청의 교육협력관 상호 파견 △3자 모임 정례화 등 6개 사항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남 지사는 음식점 안에 걸린 상생협력 체결 현수막을 발견하고는, “비공개 조찬 모임으로 알고 왔는데…. 이 내용을 모른다”며 모임에 참석한 경기도청 공무원에게 “이 내용을 알았냐”고 묻는 등 당혹스러워 했다. 결국 남 지사의 제안으로 조찬 회동은 30분 동안 비공개로 이뤄졌고 상생협력 체결은 ‘없던 일’이 됐다.
확인 결과, 상생협력 체결은 경기도와 도교육청, 경기도의회의 3자 실무 협상에서 합의됐고 경기도의회가 지난 14일 보도자료까지 냈으나, 정작 남 지사는 이날까지도 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채성령 경기도 대변인은 “3자가 실무 협의가 있었으나, 사전에 도지사에게 보고가 안 됐다”고 말했다.
강득구 의장은 “전임 김문수 지사와 김상곤 교육감 당시 깊었던 두 기관의 감정의 골을 없애고 상생 협력하자는 취지였는데…”라며 혀를 찼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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