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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세월호 생존 학생들 ‘스트레스 장애’ 악화

등록 2014-12-09 22:11

고려대 안산병원 심리평가 결과
6개월 지나면서 불면 등 시달려
2~8곳 병원 전전…후속대책 필요
4월16일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ㄱ(17)양은 일주일에 정신과와 외과, 피부과, 내과, 이비인후과 등 5곳의 병원을 돌며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밤마다 친구들의 비명 소리에 잠을 깨고, 탈출 당시 다친 허리 통증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같은 학교 2학년 ㄴ(17)군도 침몰하는 배 안에 친구들을 두고 빠져나왔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8개월 가까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나, 가끔씩 자살 충동까지 느끼고 있다.

세월호에서 목숨을 건진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 75명 중 상당수가 이러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산병원 한창수 정신의학과 교수가 사고 직후 치료를 받은 생존 학생 74명 가운데 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리평가 결과 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사고 직후와 1개월, 6개월 뒤 등 3차례에 걸쳐 실시한 심리평가에서 생존 학생들은 초기 급성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이다 사고 1개월이 지나면서 점차 회복했으나 6개월 뒤 증상이 다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 검사의 경우 80점 기준에 15~20점이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데 생존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사고 초기 32점, 1개월 뒤 21.5점으로 점차 낮아지다 6개월 뒤 24.8점으로 높아졌다. 4점 이상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불면’으로 판단되는 척도 검사에서도 사고 초기 6.8점, 1개월 뒤 3.3점으로 증세가 호전되다 6개월 뒤 6.3점으로 다시 높아졌다.

한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일반적으로 사고 10주~12주까지는 호전되다 그 이후 다시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다른 생존 학생들도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시점에 치료가 제대로 안 되면 스트레스가 만성화하거나 우울증, 불안장애, 충동조절장애 등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 말까지 이들에 대한 지원대책을 제시했을 뿐 추가 조처가 없어 학부모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생존 학생 학부모 대표 장동원씨는 “자체 조사에서 생존 학생 75명 가운데 52명이 2~8곳의 병원을 다니고 있다. 특히 남학생 34명의 경우 앞으로 군 생활을 해야 하는데 지속적 치료를 위한 정부의 후속 대책이 없어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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