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공부한다고 하니 힘드는구나. 편지도 잘 써서 너희에게 보내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 미안하다. 엄마가 열심히 할께.”
늦깎이 학생들이 다니는 대구내일학교에서 지난 9월 졸업한 김찬순(64)씨가 쓴 시이다. 김씨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도 못 다녔다. 하지만 자녀들을 다 키운 뒤 배움에 목말라 대구내일학교에 입학해 1년동안 공부한 뒤 졸업했다.
대구시교육청이 17일 대구내일학교를 졸업한 김씨 등 140여명이 쓴 시를 모은 시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칠십평생 간절하던 학교생활, 꿈만같다. 내 인생에 학교라니…’(김호순), ‘중학생이 된 지금, 나는 세월앞에 약속하네, 고등과정을 갈 것이라고…’(김숙자)등의 시가 눈에 띄인다.
이곳에는 늦깎이 학생들이 지나온 인생과 삶의 궤적이 꾸밈없이 진솔하게 담겨져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시집 500부를 찍어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 등에 나눠줬다. 대구에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60대 이상이 23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 문을 연 대구내일학교는 현재 초등과정 179명, 중등과정 199명이 재학중이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이 80%를 차지하며 평균나이는 66살이다. 초등과정은 1년만에, 중등과정은 3년만에 졸업한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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