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급식예산 32억 중 19억 깎아
서울·광주 등 출신 학생 돈 내야
서울·광주 등 출신 학생 돈 내야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시행 중인 경기도 하남시가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내년부터는 서울과 광주, 양평 등 인근 지역에 주소지를 둔 이른바 ‘외지 학생’에게는 돈을 받고 점심을 제공하는 ‘기형적 급식’을 하게 됐다.
17일 하남시의 말을 종합하면, 시의회는 지난 16일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내년도 고교 무상급식비 32억원 가운데 19억원을 깎았다. 이에 따라 하남시의 내년도 초·중·고교 무상급식 예산은 애초 75억9600만원에서 56억9600만원으로 줄게 됐다.
하남시의회(새누리당 5명, 새정치민주연합 2명)는 “지하철 5호선 하남시 연장 사업으로 긴축재정이 불가피하다”며 이처럼 결정했다. 시의회는 이와 함께 하남지역 전체 고교생 4743명 가운데 17.5%인 832명이 ‘외지 학생’인 만큼, 이들의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도록 했다. 또 하남지역 출신 고교생들에게도 급식비를 50%만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자비를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2013년부터 시작된 하남시의 고교 무상급식은 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고, 외지 학생 학부모는 물론 하남 출신 고교생 학부모도 학교급식비 절반을 부담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시의회의 ‘황당 결정’으로 하남시내 6개 고교에서는 앞으로 학생들을 하남지역 출신과 비하남 출신인 외지 학생으로 나눠 급식비를 따로 거둬야 하는 혼란이 빚어지면서 지역 차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하남시 예산안은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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