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매홀미술관이 어떨까요? 매홀은 수원의 옛 고유지명이고 ‘물고을’이란 뜻도 있어요.”
내년 7월 수원 화성행궁 옆에 들어서는 시립미술관의 이름을 놓고 수원지역 예술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미술관의 공공성을 회복하자’며 명칭 공모에 나선 지 1주일 만에 참여자가 100명을 넘는 등 관심이 뜨겁다. ‘수원꿈지락미술관(미술을 통한 다채로운 꿈을 알아가는(知) 즐거운(樂) 미술관)’ ‘구름 위의 미술관(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는 시립미술관)’ ‘수원시립 화성행궁 미술관’ ‘산수원시립미술관(정조의 이름 이산 중 산을 딴 이름)’ 등 다양한 이름이 나오고 있다.
시민들이 시립미술관 명칭 공모에 나선 것은 신축 중인 미술관의 명칭 ‘수원아이파크 미술관’이 지나치게 기업 홍보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1년 수원시에서 7962가구의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을 하면서 얻은 이익금 중 300억원으로 시립미술관을 지어 기부채납하면서 자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들어간 이름을 사용하기로 수원시와 합의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설립주인 고 정세영 회장 개인 갤러리를 집어넣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발은 더 커지고 있다.
다산인권센터 안병주 활동가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행궁 코앞에 있는 미술관에 아파트 홍보관 성격의 명칭이 붙여지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시민 참여를 통해 미술관의 공공성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오는 31일까지 이름을 공모(수원시민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 http://goo.gl/Ngr1Th)하고 다음달 전시회를 한 뒤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에 전달할 예정이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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