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등 산소호흡기 없이 현장 진입
사고 후 6시간 동안 소재파악 못해
사고 후 6시간 동안 소재파악 못해
지난 26일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인 현대건설 하청업체 직원 3명이 질소 가스에 질식해 숨진 사고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시공사의 늑장대응과 안전대책 소홀이 빚은 참사로 드러나고 있다.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울산 울주경찰서는 29일 사고가 난 신고리원전 3호기 부속건물인 밸브룸 근처 폐회로티브이 분석 결과, 사고 희생자인 현대건설 하청업체 ㄷ사 직원 김아무개(35)씨와 손아무개(41)씨가 사고 당일 오전 9시51분과 10시17분 잇따라 밸브룸에 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밸브룸에 들어간 뒤 밖으로 나오는 모습은 찍히지 않아, 이들이 질소 가스가 누출돼 산소농도가 크게 줄어든 상태였던 밸브룸에 들어갔다가 오전에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을 구조하려다 숨진 것으로 알려진 안전관리 위탁업체 ㅋ사 직원 홍아무개(50)씨는 오후 4시56분 밸브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들에 대한 구조작업은 오후 5시께 사고 사실이 한수원에 전달돼, 오후 5시18분 울산 온산소방서가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오후 5시55분에야 완료됐다. 오전에 밸브룸에 들어갔다가 숨진 김씨 등은 오후 4시17분께 홍씨 등 ㅋ사 직원들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은 채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공단 등의 합동 현장감식 결과, 사고 당시 밸브룸 안에는 밀폐공간의 산소농도를 재는 기기나 가스 경보기 등 기본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고, 환기시설도 가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고 희생자들이 밀폐공간인 밸브룸에 들어가면서 산소호흡기 등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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