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선거 공약 100여개로 통폐합
영유아·중소기업 관련 공약
재정·사업 타당성 이유로 배제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
3개 공약은 반드시 이행해야”
영유아·중소기업 관련 공약
재정·사업 타당성 이유로 배제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
3개 공약은 반드시 이행해야”
경기도가 남경필 경기지사의 선거 공약을 172개에서 100여개로 대폭 줄이는 ‘공약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재조정된 공약 가운데 영유아와 여성폭력 피해자, 중소기업 근속자 등 사회취약계층이나 서민 관련 공약은 재정 여건 또는 사업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선거용 공약(空約)’이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경기도는 5일 남 지사의 지방선거 당시 공약을 통폐합해서 100개 안팎의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만들어 이달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선거 때 172개의 공약을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들 공약 가운데 전염성 질환에 걸린 영유아 환자를 별도로 치료할 전문 간호 보육관리센터 설립 공약은 사업 타당성이 적다는 이유로, 기초자치단체 내 1곳 이상 운영하겠다던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시설 확대 공약은 이미 83곳이 도내에 운영 중이라는 이유로 공약에서 빠졌다. 쌍둥이 개성공단 조성 사업과 비무장지대(DMZ) 생물보전권 지역 지정 추진은 불안정한 남북관계로 실현 가능성이 적고, 전월세 상한제 도입과 중소기업 근속자 아파트 분양 가산점 제도, 군인·경찰·소방관 자녀 기숙형 중고교 설립 등은 정부 반대로 또는 현행법상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한부모·조손·미혼모 가정의 자립기반 조성을 위한 지원 공약은 국고보조사업으로 시행 중이고,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 확대는 국비 지원 사업이라는 이유로 공약에서 빠졌다. 선거 쟁점이었던 보육교사 수당을 올해부터 50만원 인상하는 방안은 내년 인상이라는 변경안을 추진 중이다.
경기도의 주요 공약 13건 삭제 또는 변경에 대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주민배심원단을 운영해 한부모가정 관련 사업과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 3개 공약은 약속대로 실천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선거 때 제대로 약속을 만들지 못한 모습에 화가 난다는 게 배심원들의 의견이었다. 민선 6기 도정을 내실 있게 하도록 일부 공약 삭제에 동의했으나, 쟁점이었던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은 이행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10개 공약은 예정대로 삭제하고, 3가지 권고안은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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