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3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6일 고리원전 본부와 관련 업체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본부와 울산 울주군 신고리 2발전소, 경남 창원시 두산중공업㈜ 본사, 경기도 시흥시 일신밸브 본사, 안산시 한국로스트왁스 연구소 등 6곳에 대해 경찰관 30명을 보내 일제히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신고리원전에 대해선 사고가 난 3호기 보조건물 밸브룸의 시공에서 설비에 이르는 전 공정과정에 대한 관계서류를, 두산중공업과 일신밸브, 한국로스트왁스 등에 대해선 사고 발생 원인으로 추정되는 밀봉밸브의 납품·유지·보수 관련서류 일체를 압수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사고가 난 신고리원전 3호기 밸브룸 근처 폐회로티브이 분석을 통해 희생자인 현대건설 하청업체 ㄷ사 직원 김아무개(35)씨와 손아무개(41)가 사고 당일 오후 4시17분께 숨진 채로 발견되기 6시간여 전인 오전 9시51분과 10시17분 잇따라 밸브룸에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밸브룸에 들어간 뒤 밖으로 나오는 모습은 찍히지 않아, 이들이 이미 밸브룸에 질소가스가 누출돼 산소농도가 크게 줄어준 상태에서 들어갔다가 오전 중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한수원과 업체 쪽의 늑장대응 경위를 캐고 있다.
또 사고 당시 밸브룸 안에는 밀폐공간의 산소 농도를 재는 기기나 가스 경보기 등의 기본 안전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고, 환기시설조차 가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희생자들이 밀폐공간인 밸브룸 안에 들어가면서 산소호흡기 같은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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