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서 선거 이의제기 잇따라
영농비 지원 등 영향력 큰 탓
영농비 지원 등 영향력 큰 탓
전북 익산시 오산면 ㄱ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이장을 새로 뽑아야 했지만 주민총회가 열리지 않자 일부 주민이 자체적으로 총회를 열어 새 이장을 뽑았다. 면사무소는 절차에 따라 새 이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전임 이장이 자신을 빼놓고 총회가 열렸다며 절차상 하자를 문제삼았다. 오산면 ㅎ마을에서도 신임 이장을 뽑았지만, 전임 이장이 새로 선출된 이장 쪽에서 어른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는 등 부정선거를 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희망찬 새해를 시작했지만 이장 선거를 놓고 농촌 민심이 갈라지고 있다. 이장을 연임하려는 쪽과 새로 이장을 선출하려는 주민들 간에 갈등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하는 농촌의 이장은 농협을 통한 각종 영농비 지원과 마을 숙원사업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이장을 마친 뒤 지역농협 조합장이나 지방선거 등에 출마하려는 이들도 있다. 더욱이 익산시는 이장에게 고교 자녀 수업료 전액 지원, 임기 중 다쳤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해보험 혜택을 주고 있다.
김종근 오산면장은 “이장 임명 절차가 적법하게 이뤄졌고, 새로 뽑힌 이장들의 공고가 이미 끝난 상황이어서 안타깝다. 행정에서 개입하면 오히려 말썽이 되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대석 익산시 통·이장협의회 회장은 “행정업무만 주로 하는 시내 지역 통장보다 영농부문까지 맡는 이장의 역할이 크다. 이장 선거는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서로 잘 아는 이웃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원만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조례와 규칙에 이장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연임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횟수 제한이 없어 마음만 먹으면 계속 이장을 맡을 수 있다. 익산시는 1읍·14면·14동에 이장·통장이 1117명이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