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의정부시 도시형 생활주택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이 12일 오전 10시부터 진행중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소속 과학수사팀과 소방당국 관계자, 전기·건축 전문가 등 20명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화재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층별 구조 및 사망자 발견지점, 화재경보기 작동 여부 등 전반적 사고 상황을 재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의정부경찰서에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불이 도시형 생활주택 1층에 세워졌던 4륜 오토바이에서 시작된 것을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 이 결과, 4륜 오토바이가 1층 출입구 앞에 주차됐고 오토바이 운전자 김아무개(53)씨가 건물 안으로 들어간 뒤 오토바이에서 불꽃이 일었다. 화면이 선명하지 않아 불꽃이 어느 부위에서 왜 일었는지 특정할 수 없는 상태다.
김씨는 화재 두 달 전부터 평소 알고 지내는 사람에게 오토바이를 빌려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녹화 영상에서 김씨가 오토바이를 1분 30초가량 만진 점을 수상히 여겨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김씨는 “오토바이 키가 잘 돌아가지 않아 오토바이를 살폈다. 두 달 동안 탔는데 기계적인 결함은 없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토바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했으나, 오토바이가 뼈대만 남아 화재 원인을 밝힐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9시15분께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 등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126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8명은 위독한 상태다. 또 226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90억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의정부/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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