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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아빠로 인생 2모작 시작하렵니다”

등록 2015-01-14 19:01수정 2015-01-14 21:08

김덕성 교사. 사진 최상원 기자
김덕성 교사. 사진 최상원 기자
정년 앞둔 생태지킴이 김덕성 교사
‘경남독수리네트워크’ 설립 추진
“우리 애들이 저기 있는데 내가 어디로 가겠어요. 본격적인 독수리 보호·연구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이죠.”

다음달 정년퇴직하는 ‘독수리 아빠’ 김덕성(62·사진)씨는 14일 경남 고성읍 철성중학교 인근 논에서 자신이 던져준 먹이를 게걸스럽게 뜯어먹는 300여마리의 독수리떼를 “우리 애들”이라고 부르며 흐뭇하게 바라봤다. 경계심이 매우 강한 독수리들도 김씨가 다가오면 몇 발자국 물러설뿐 달아나지 않았다.

1980년부터 경남 고성군 철성고교 미술교사로 재직한 그는 정년퇴직 이후, 독수리와 함께 하는 ‘인생 2모작’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환경을 생각하는 교사 모임’에서 활동하다 겨울마다 고성을 찾는 독수리에 관심을 갖게됐다. 2000년부터 해마다 독수리 먹이주기를 하고 있다. 그는 연간 1500만~2000만원이 드는 독수리 먹이값의 절반 이상을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덕분에 고성군은 해마다 독수리 500~800마리가 찾는 국내 최대 독수리 월동지가 됐다. 2010년대 들어서는 경남 김해·창녕·하동·거제 등 고성 인근 지역에서도 독수리 먹이주기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퇴직하면 독수리 먹이주기를 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경남 독수리 네트워크’라는 법인을 만들어 독수리 보호·연구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김씨는 “현재는 경남을 찾는 독수리를 1000~1500마리로 추정할 뿐이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에 독수리 먹이주기를 하면 경남을 찾는 독수리의 개체수를 매우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종 개발사업에 밀려 2000년부터 지금까지 독수리 먹이주기 터를 6차례나 옮겼다”며 인간의 방해를 받지 않는 먹이터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독수리의 고향인 몽골과 교류, 독수리 관련 학술대회와 사진전시회도 추진할 계획이다.“2007년부터 고성을 찾은 독수리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아 이동경로를 연구하고 있다. 예전에는 북한에 머무르지 않고 통과했는데, 지난해부터 평양 인근에서 머무는 것이 확인됐다. 평양 인근에 축산단지가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사는 “독수리는 사냥을 하지 않고 오로지 죽은 동물만 먹는 생태계의 청소부라는 정도는 확인됐지만, 여전히 다른 동물에 견줘 연구실적은 매우 빈약한 상태”라며 독수리 보호·연구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고성/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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