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3명 사실상 해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조직위원회(위원장 홍건표 부천시장)가 지난해 12월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해촉한 데 이어 새로 임명된 집행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겠다며 남았던 프로그래머 3인 모두를 사실상 해고했다.
부천영화제 조직위는 지난 25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김 집행위원장 해촉 뒤 새로 임명한 정종택 집행위원장이 제출한 사퇴서를 처리했다. 김영덕·김도혜 프로그래머와 손소영 프로그램 팀장 등 3인에 대해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정 집행위원장의 사퇴로 다시 공석이 된 집행위원장 자리에 다른 사람을 위촉하지 않고 프로그래머들만으로 올해 영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7월 열릴 예정인 부천영화제는 행사를 반년도 남겨두지 않은 채 스태프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 특히 실질적 운영자인 집행위원장이 없는 비상체제여서 영화제가 제대로 치러질지 우려되고 있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남아 고용 재계약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영화와 영화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개인적 욕심으로 영화제를 만들어온 사람들을 모두 내는 등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8년 동안 시민과 영화인들의 노력으로 성장해온 영화제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부천영화제 조직위는 지난해 12월30일 김 집행위원장의 해촉한 뒤 정홍택 신임 위원장을 선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영화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으며, 이런 문제로 인해 정 신임 위원장도 취임 22일만에 사퇴서를 냈다. 이날 프로그래머 등 3인에 대해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제껏 영화제를 이끌어온 주요 스태프 10여명이 모두 이 영화제를 떠났다.
이런 파행 속에서도 올해 9회를 맞는 부천영화제는 오는 7월14일부터 열흘 동안 국고 5억원, 도비 3억원, 시비 6억원, 후원비 3억5천만원, 입장료 수입 2억4천만원 등 모두 23억4700만원으로 들여 열린다.
부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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