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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인질 살해범, 현장검증서 “네 엄마 데려와”

등록 2015-01-19 15:32수정 2015-01-19 16:04

인질극 상황 태연하게 재연…유족에 조롱까지
취재진엔 “죽을 죄 지었다”면서도 미소 띤 표정
성폭행 혐의는 부인…경찰, 마약 투여 여부 조사
두 손에 수갑을 차고 가슴을 포승줄에 묶인 사내가 소리쳤다. “네 엄마 데려와.” 그는 이어 입가 한쪽을 올려 옅은 미소까지 띠웠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이 격한 반응을 쏟아내자, 그는 살기 어린 눈빛으로 쏘아보며 웃음기를 감추지 않았다.

온 국민을 경악시켰던 경기도 안산시 인질살해범 김상훈(46)씨에 대한 현장검증이 19일 오전 안산시 상록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80여분 동안 진행됐다. 일가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김씨는 현장 검증 내내 당당하고 뻔뻔하게 행동했고, 아버지와 동생을 잃은 유족들을 조롱하는 모습까지 보여 보는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통합유치장이 있는 안산단원경찰서를 나선 김씨는 검은색 패딩 점퍼에 오른손에는 붕대를 감은 채 왼쪽 발을 절었다. 호송차에 타기 전 김씨는 ‘혐의 인정하느냐. 막내딸 성폭행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리 살해할 계획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 없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여분 뒤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 검증을 지켜보던 인파 속에 있던 유족(21)이 “김상훈 ×××야. 왜 우리 엄마 괴롭히냐”고 소리치자, 김씨는 뒤돌아보며 ‘피식’ 비웃은 뒤 “네 엄마 데려와”라고 조롱하듯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주민들은 다시 한번 경악했다.

취재진과 주민 등 150여명이 지켜보았지만, 위축된 기색이 전혀 없는 김씨는, 수사관들을 이끌듯 범행 현장에 먼저 들어가 인질극 당시 상황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그러나 자신이 살해한 박아무개(46)씨의 막내딸(16) 성폭행 혐의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며, 추행만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검증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온 김씨는 격분한 유족들과 주민들이 소리치자, 호송차에 오른 채 그들을 웃음기 띤 얼굴로 노려보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12일 오후 자신과 재혼한 부인 김아무개(44)씨의 전 남편 박씨의 집에 침입해, 박씨의 동거녀를 감금하고 있다가 귀가한 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또 부인 김씨와 박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 2명이 차례로 귀가하자 역시 인질로 삼고 지난 13일 부인 김씨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협박하던 중 막내딸을 성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도 받고있다. 경찰은 23일까지 범행 전반 수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한편, 인질 살해범 김씨는 그동안 도박과 게임에 빠져 별거 중인 부인의 돈을 뺏고 폭력을 일삼다가 인질극까지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를 상대로 한 경찰의 범죄심리분석 결과, ‘여성 편력과 집착·폭력성이 강하며 일방적이고 자기 주장만 내세우는 성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경찰은 김씨가 환각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현장검증 직후 김씨의 모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마약 투약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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