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6%…서울 여성보다 많아
남성은 26.4%만 결혼 의사 없어
‘개인 욕구·경제적 부담’ 탓 분석
남성은 26.4%만 결혼 의사 없어
‘개인 욕구·경제적 부담’ 탓 분석
제주지역 여성의 절반 이상이 앞으로 결혼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현혜순)은 지난해 7~12월 도내 거주 만 19살 이상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제주도 여성·가족실태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설문 대상자 가운데 미혼 또는 한부모가구를 대상으로 장래 결혼 의사를 묻는 말에 여성의 34.6%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19.0%는 ‘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53.6%의 여성이 결혼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남성의 경우는 26.4%만이 결혼할 의사가 없다고 답변했다.
반면 결혼할 의사가 있는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각각 46.3%와 73.5%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가 2012년 기준 ‘통계로 본 서울 여성의 삶’이라는 자료에서 분석한 결혼 의사가 있는 여성 56.5%, 남성 68.4%인 점을 고려하면, 결혼할 의지가 제주 여성의 경우 서울 여성보다 10.2%포인트 적고, 제주 남성은 서울 남성보다 5.1%포인트 많다.
결혼할 계획이 없는 이유는 여성의 43.1%와 남성의 36.4%가 ‘비혼이 더 좋거나 경제적’이라고 했다. 연구원 쪽은 결혼이 개인 욕구와 충돌하고 경제적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일·가정 양립 정책 및 가족복지를 강화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족관계 만족도에서 부모관계, 부부관계, 자녀관계는 대화 빈도가 만족도의 차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부관계에서 만족도는 소득이 적을 경우 48.6%, 소득이 높을 경우 78.9%인 데 견줘 대화가 거의 없는 경우는 22.2%로 떨어지고, 대화를 자주 하면 89.5%로 올라갔다.
부부간 갈등의 주요 원인은 배우자의 생활습관(34.%)과 자녀·가사·육아문제(33.2%)가 비슷하게 나타났고, 그다음으로는 경제문제(14.4%), 술·도박(8.1%), 집안 경조사 및 부모 부양(7.9%), 외도(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가정지원센터, 아동그룹홈, 지역아동센터 등 가족 관련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에 대해서는 ‘모른다’(60.4%)는 응답이 ‘안다’(39.6%)에 견줘 훨씬 높게 나타나 적극 홍보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권희정 연구원은 “제주지역 여성의 사회지표와 다양한 가족 유형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책을 개발하는 자료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