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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뺑소니’, 경찰 사고 현장에서 차량 파편 발견하고도 무시

등록 2015-02-03 14:12수정 2015-02-03 16:34

‘크림빵 뺑소니’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의 부실 대응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10일 사고 현장에서 사고를 낸 차량의 파편을 수거하고도 무시해 수사 혼선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3일 “사고 당일 현장에서 차량 안개등 커버 파편을 수거했고, 차량 부품업체를 통해 ‘지엠대우 윈스톰’의 파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지난달 10일 새벽 1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사운로 한 전기자재 업체 앞 길에서 크림빵을 들고 귀가하던 강아무개(29)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달아난 허아무개(38·구속)씨가 몰던 윈스톰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사고 관련 유류품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지점에서 700m 떨어진 곳의 폐쇄회로 화면에서 흰색 계통 승용차가 지나가는 장면을 확보한 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 사고 피해자가 양쪽 무릎 밑 37㎝부분이 충격당한 것이 드러났다. 국과수에서 차체가 낮은 승용차에 의한 충격이라는 소견이 있어 아르브이(RV)차량인 윈스톰은 배제했다. 결과적으로 수사 방향을 잘못 잡았고, 오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초기 사고 지점에서 700m 떨어진 곳의 폐쇄회로 화면에 찍힌 흰색 계통 승용차(BMW)를 유력 용의 차량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한 중고자동차 사이트에 이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으며, 누리꾼들은 이른바 ‘네트즌 수사대’를 가동해 차량 분석에 나서기도 했다. 케이블 방송 등이 나서 연일 사건을 보도하면서 이 ‘하얀색 BMW 외제차’는 전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고 발생 17일이 뒤인 지난달 27일 사고 현장 170m떨어진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폐쇄회로 화면을 분석해 윈스톰 차량이 용의 차량이라고 뒤늦게 발표했다. 사고 현장 인근인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의 한 직원은 경찰이 사고 차량을 특정한 하루 전날인 지난달 26일 오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기사방 댓글란에 “우리 사무실 정문에 시시티브이(CCTV)가 있는데 한번 재생해 조사해보는게 어떤지요. 도로를 비추고 있어 찾을 수 있을 듯 하네요”란 내용을 남겼다. 게다가 이 폐쇄회로 화면은 길을 걸으면서도 보일 정도로 눈에 띄는 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경찰은 외면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수사발표에서 “차량등록사업소 직원의 댓글을 본 게 아니라 강력팀이 가서 파악했고 그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어쨌든 가까운 곳의 화면을 미리 파악하고 용의 차량을 빨리 특정하지 못한 것은 저희의 불찰이다”라고 밝혀 부실한 수사를 인정하기도 했다.

한편, 숨진 강씨가 들고 가던 크림빵을 기다리던 강씨의 아내 장아무개(26)씨가 서원대 등이 속한 청주 서원학원에 특별채용됐다. 서원대는 장씨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장씨를 대학 박물관의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했으며, 임신 7개월인 장씨가 출산하면 산하 중고교에 기간제 교사로 임용할 참이다. 그는 한국교원대를 나와 3년째 임용 고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남편 강씨는 아내의 임용고사를 도와 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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