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수원시내 야산에서 발견된 유골은, 가족묘를 이장하려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집 안에 유골을 보관하던 70대 노인이 악몽을 꾼 뒤 임시로 매장했다 벌어진 일로 밝혀졌다.
경기도 수원중부경찰서는 ㅇ아무개(78)씨를 유골 매장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ㅇ씨는 지난해 11월20일 낮 12시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월드컵경기장스포츠센터 뒤 야산에 호미로 땅을 판 뒤 유골 3구를 4곳에 나눠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애초 경찰은 유골이 4곳에서 발견돼 ‘유골 4구가 발견됐다’고 발표했으나, 유전자검사 결사 결과 3명의 유골이 4곳에 묻힌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ㅇ씨는 지인(56·여)으로부터 “17년 전에 사고로 사망한 남편과 시아버지 등 가족들의 묘를 제주도에서 수원으로 이장하려는데 매장지를 구할 때까지 보관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집에서 보관하던 중 악몽을 꾸자, 유골을 집 근처 야산에 임시로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ㅇ씨의 행위가 장사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으나, 지인을 돕기 위한 선의였던 점과 완전히 매장하려던 것이 아니라 집 근처에 임시 매장한 점 등을 감안해 형사입건 여부를 고민 중이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3시께 한지에 싸인 유골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발견지점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여 모두 4곳에서 30㎝ 깊이로 묻힌 3구의 유골을 발견해 수사를 벌여왔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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